'복통엔 칡, 천식엔 산초' 전통지식 SNA 분석

생물자원관,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 수집·연구
사회연결망 분석으로 생물종 관계 종합적 파악
산지·해안가 따라 자생생물 쓰임새 달라

소화기계질환에 사용된 자생생물의 사회연결망 분석 사례.(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News1

생물자원을 이용한 전통지식을 보전,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시도됐다.

흔히 '민간요법'이라 말하는 구전지식을 사회연결망 분석(SNA)을 통해 연구한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이상팔)은 9일 가야산국립공원,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주변 주민 536명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여 생물자원을 이용한 전통지식 1755건을 확보하고 이를 대상으로 사회연결망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회연결망 분석은 개체 하나로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특성과 생물종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추진되는 '자생생물의 전통지식 조사연구(경남지역)' 사업의 하나로 민간에 구전돼 온 전통지식 가운데 생물자원을 이용한 지식을 발굴, 보전하고자 이뤄졌다.

김현 전주대 교수가 가야산국립공원 주변 지역, 강신호 세명대 교수가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지역을 조사했다.

생물자원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가야산국립공원 397종 977건, 한려해상국립공원 350종 778건 등 전통지식 정보를 수집했다.

가야산국립공원 주변에서 확보된 생물자원 전통지식 자료는 특별히 사회연결망 분석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한 전통마을에서 소화기계 질환에 이용됐던 생물자원들을 조사한 뒤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에 얼마나 비중있게 사용됐는지, 각 질병에 어떠한 생물자원이 이용됐는지 등을 사회연결망 분석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또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산지(가야산)냐, 해안가 지역(한려해상)이냐 등에 따라 같은 자생생물도 다르게 쓰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음나무, 하늘타리 등의 경우 가야산 주변지역에서는 신경통을 치료하는 데 쓰였지만 한려해상 주변지역에서 허리가 아플 때 술로 담가 마셨다.

가야산 주변지역에서 산초나무는 천식에 좋은 약재다. 그러나 한려해상 주변지역에서는 감기, 천식 등과 함께 허리가 아플 때도 술로 담가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자리공과 메밀 또한 쓰임새가 달랐다. 가야산 주변지역에서 자리공은 체했을 때, 메밀은 식용으로만 이용됐다. 반면 한려해상 주변지역은 두 생물 모두 감기를 낫게 하는 약재로 쓰였다.

이와 반대로 쇠무릎은 가야산 주변지역에서 감기를 치료하는 약재로 쓰였다. 그러나 한려해상 주변지역에서는 술로 담가 마시거나 무릎이 아플 때, 신경통 등에 이용됐다.

생물자원관은 전통지식 조사연구사업의 표준화를 위해 전통지식 조사방법과 확보한 자료를 정리하고 오는 6월까지 전통지식 표준조사 매뉴얼을 작성할 계획이다.

또 생물자원 전통지식 활용 정보집, 데이터베이스 등을 발간해 산업계와 학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