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여성혐오 발언' 이준석, 발언 기회 주지 말아야…오늘 사퇴하라"

"여성 성적 대상화…전 국민 모욕, 후진적 젠더의식 재확인"
즉시 제지 안한 언론·선거방송토론위도 비판…"책임 물어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5.2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대통령 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관해 원색적 표현을 사용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민변은 28일 성명을 내고 "더 이상 이 후보에게 어떠한 공적 발언의 기회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 후보는 오늘 당장 사퇴하라"고 밝혔다.

민변은 이 후보 발언을 "명백한 언어적 성폭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대표해야 하는 대통령 후보가 오직 네거티브 전략을 위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혐오 발언을 방송에서 내뱉은 심각한 문제이며 전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후진적 젠더 의식'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민변은 "성폭력성 댓글을 문제 삼기 위해 폭력을 재현한 면에서 아이러니하게 여성 혐오적 시선을 더 노골적으로 알게 된 것"이라며 "그는 동덕여대 공학 전환 사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 등 '논쟁이 많은' 의제를 고의로 언급하며 문제 본질을 희석하고 혐오 선동을 했다. 이번 발언도 철저히 의도적이었으며 사회적 소수자를 공격하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일삼아 사람들의 시야를 가려왔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은 언론사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민변은 "극심한 차별과 혐오를 내세우는 자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가능했던 정치적 현실, 혐오 선동이 유효했던 사회, 그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준 정치·미디어 환경이 이 발언을 낳았다"며 "해당 발언을 즉시 제지하지 못한 언론사와 위원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변은 "이미 많은 문제를 안고 있던 이 후보가 설 자리는 오늘부로 단 한 곳도 없다"며 "참담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자 후보의 혐오 표현에 대한 제재 수단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27일) 서울 마포구 MBC 상암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3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관한 원색적 표현을 사용하며 권 후보를 향해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는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 성희롱 댓글을 달았다는 온라인상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에 대한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날 각각 정보통신망법·아동복지법 위반, 모욕·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공원 유세 뒤 TV토론 발언 논란에 대해 "불편할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선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