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주 前거평그룹 부회장, 징역 2년6월

"나승렬 회장 지시 구체적 실행 등 행위지배"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판사 김종호)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나 전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68)이 대략적 지시를 하면 나 전 부회장이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식으로 배임 범행이 이뤄졌다"며 "자금 운용도 나 전 부회장이 근무하고 있던 기조실을 항상 거쳤던 점 등을 감안하면 나 전 부회장의 행위지배가 인정된다"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피해액도 거액이고 여러 사람에게 직간접으로 피해를 입힌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도 "외환위기 중 자금난으로 다소 무리하게 회사를 운영한 사정, 나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에 대한 입증이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또 "범행시기는 대부분 양형기준이 제정되기 훨씬 이전"이라며 "양형기준보다는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나 전 회장과의 형평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나 전 부회장은 자금난에 빠진 그룹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다른 계열사 재산 2187억원을 불법대출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됐다.

나 전 부회장은 1998년 인수한 한남 투신운용에 계열사 부실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등 18000억원을 불법 지원한 혐의, 또 다른 계열사인 대한중석에 387억여원을 대출해주거나 예금을 담보로 제공하게 해준 혐의 등을 받았다.

그런데 수사를 받던 도중 미국으로 도주한 나 전 부회장은 무려 14년간의 도피생활 끝에 지난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자진귀국 형식으로 한국에 송환됐다.

한편 나 전 부회장의 숙부인 나승렬 거평그룹 회장은 같은 혐의로 기소돼 2004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정지를 받던 중 지난 2008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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