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중간결과 발표전 국정원측과 통화

여직원 오피스텔 압수수색은 대검·경찰청이 반대
당시 대검 "수사 떠넘기기" 반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 News1 박지혜 기자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발표 직전에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55)과 국정원 고위 간부간에 전화통화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팀은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29)의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지만 김기용 전 경찰청장(56)과 검찰이 난색을 표하면서 영장 신청이 무마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은 19일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권영세 전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종합상황실장(현 주중대사)과 통화 사실은 부인했다.

김 전 청장은 "박원동씨는 당시 서울지부장이었는데 지난해 12월16일 오후에 '몇번 망설이다가 전화한다'며 경찰수사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박원동씨가 '다른 사람들 얘기가 디지털 증거분석은 전문가들 수준이면 2~3일이면 끝나는데 서울지방경찰청의 사이버 수사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발표를 안하는 것은 민주당 눈치보기다. 김용판이 누구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은 "나는 '서울경찰청은 세계 각국에서 배우러 올 정도의 사이버 수사능력을 갖췄고 경찰은 결과가 나왔는데도 누구 눈치보면서 발표 안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청장은 16일 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TV토론이 끝난 직후 "정치 관련 댓글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의 발표시기가 앞당겨지는데 있어 박씨의 전화가 외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김 전 청장은 '댓글작업'에 사용된 국정원 여직원 김씨의 오피스텔에 대해 강제수사를 하지 않은 것은 김기용 전 경찰청장과 검찰의 반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청장은 "주요 수사에 있어서는 대검찰청과 경찰청이 수사실무 협의를 벌이도록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며 "당시 국정원 여직원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할 것인지를 놓고 대검 관계자와 경찰청 담당과장이 전화통화로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대검은 요건도 안되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검찰에 수사를 떠넘기는 것"이라며 "경찰이 영장을 신청할 경우 무조건 기각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청장은 "12월11일에는 민주당 직원들이 오피스텔을 찾아가 대치하던 상황이고 고소·고발도 없었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요건은 부족했지만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수서경찰서에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해 경비전화로 김기용 청장에게 보고했지만 김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기각할 경우 향후 논의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보류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권영세 대사와 국정원이 김 전 청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ys2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