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19시간 넘게 조사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에 외압 의혹
조사 마친 뒤 6시간 넘게 조서 검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 News1 양동욱 기자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에서 수사 실무진에게 부당한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검찰에 소환됐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21일 오전 10시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19시간 넘게 조사했다.

김 전 청장은 21일 오후 11시께 조사를 마쳤지만 조서를 검토하는데 6시간 넘는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은 22일 오전 5시20분께 나와 '국정원 댓글의혹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적절했다고 생각하나' 등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습니다"라는 말만 남긴 뒤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지난해 서울 수서경찰서 재직 당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의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현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은 경찰 고위간부가 수사과정에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고 축소를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권 과장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해 12월13일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29)가 사용한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 분석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하면서 대선 관련 키워드 78개를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박근혜', '문재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등 4개 키워드만을 이용해 분석했다.

서울경찰청은 3일 뒤 "국정원 여직원이 (정치 관련) 댓글을 작성한 흔적이 없다"는 내용의 분석결과를 내놨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권 과장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14일에는 이광석 전 서울 수서경찰서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지휘 라인에 있던 간부들에 대한 조사에서 김 전 청장이 외압에 일부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검사 4명, 수사관 등 27명을 보내 다음날 새벽 3시반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당시 키워드 분석을 담당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를 압수했다.

또 당시 보고라인에 있던 서울경찰청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수사2계장 등을 포함해 분석결과 발표의 실무를 담당했던 홍보담당관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전화 통화내역 분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본류(本流) 사건인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한차례 더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수서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에 대해서도 조만간 검찰 송치받아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