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 김정사·유성삼씨 무죄 확정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와 유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는 헌법에 위반돼 무효이고 긴급조치 제9호가 재심 판결 당시 폐지됐다 하더라도 당초부터 헌법에 위배돼 효력이 없는 법령이었으므로 무죄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피고인들이 검사 앞에서 폭행, 협박, 고문 등을 당한 적이 없다고 해도 피고인들로서는 보안사에서 고문을 받았던 당시의 심리상태가 계속돼 보안사에서와 거의 같은 내용을 자백한 것이라 판단된다"며 "따라서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일동포 출신인 김씨 등은 1970년대 서울로 유학을 왔다가 1977년 재일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민통) 간부 겸 대남공작지도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국가기밀을 수집한 혐의 등으로 보안사에 체포돼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허위사실을 자백한 김씨와 유씨는 같은해 6월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돼 다음해인 1978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 징역 3년6월과 자격정지 3년6월 등이 확정됐다.
1979년 8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나기까지 복역한 이들은 30여년이 흐른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수사기관의 강압적인 수사로 사건이 조작됐다"는 결정을 받고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다.
재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2011년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돼 무효이고 영장없는 구속, 고문 등으로 이뤄진 자백은 증거가 되지 못한다"며 김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긴급조치 9호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제작한 혐의(긴급조치 9호 위반)로 기소된 홍모씨의 부인 조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형사보상 청구소송에서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무효를 선언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긴급조치 1·2·9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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