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CJ '비자금 조성 의혹' 두번째 메스

2008년 차명재산 수사 땐 의혹 못밝혀

이재현 CJ그룹 회장. © News1

검찰이 21일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CJ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지난 2008년 수사에서 밝히지 못했던 CJ그룹의 비자금 관련 의혹이 이번 수사를 통해 해소될지 관심이다.

이날 검찰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와 쌍림동 제일제당 센터, 장충동 경영연구소, 임·직원 자택 등 5~6곳을 압수수색해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여부를 확인할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CJ그룹의 핵심 조직인 경영연구소가 포함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또 한번 '정조준'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과 검찰은 지난 2008년 CJ그룹 회장 비서실 재무2팀장으로 일하던 이모씨(44)를 수사·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비자금 혐의가 드러나는 듯 했지만 구체적인 실체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 수사를 받았던 이씨는 임직원 명의의 차명증권계좌를 통해 이 회장의 차명자금을 주식 또는 무기명 채권을 매입·매도하는 방식으로 보관·관리하면서 퇴직 임직원이나 횡령 사고 가능성이 있는 대상계좌 명의자를 정리하고 신규 명의자를 등재하는 등 일명 '기타 명의 주식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2006~2007년 사이 차명재산 중 170억원을 대출받아 사채업자 박모씨에게 월 2~3%의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빌려줬고, 박씨와 함께 온천개발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이 자금의 출처와 이 회장의 비자금 규모 등을 알려줬다.

이후 두 사람간 마찰로 사업을 정리해야 할 상황이 되자 이씨는 박씨가 이 회장의 차명재산 내용 등을 폭로할 것을 우려해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박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1심 재판부는 이씨의 후임 재무팀장 증언에 따라 이 회장의 차명 개인재산이 537억원 정도라고 판단했다. 이중 상당액인 170억원을 이씨가 손해봤으니 배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이씨가 드러난 차명재산 관련 세금으로만 1700억원 이상을 납부했다고 밝히면서 이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드러났다. 즉, 세금만 1700억원이 넘으니 실제 관리했던 비자금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같은 증언을 받아들인 항소심 재판부는 운용 액수에 비춰 손해본 170억원의 규모가 크지 않다고 보고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당시 이 회장은 자신의 차명재산에 대해 선대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로부터 받은 상속 재산이라고 주장했다.

CJ그룹은 이밖에 서미갤러리와의 미술품 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CJ 등 대기업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가 2007~2010년 사이 서미갤러리와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세금 계산서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