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암행법관' "경청과 설명 필요"
"당사자들 이야기 경청하는 태도가 보기 좋았다"
#이복형제 재산상속 분쟁사건에서 형제끼리 한번도 얼굴을 맞대고 상속에 관한 논의를 해본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재판장이 "그래도 가족인데 소송부터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사건을 조기조정절차로 회부했다. 이에 원고와 피고 측 대리인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서울동부지법은 동료법관이 진행 중인 재판에 예고없이 들어가 재판을 방청하는 '암행법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세미나를 지난 20일 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4월8일부터 5월10일까지 민사부 판사 43명이 동료법관들의 재판을 보며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기 위해 기획됐다.
동부지법은 재판방청에 앞서 재판 담당판사에게 방청사실을 알리지 않고 불시에 법정에 들어갈 것을 민사부 판사들에게 권고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판사들은 원고와 피고가 진술을 할 때 재판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마주치는 등 경청하는 모습, 사건 당사자들의 흥분상태를 가라 앉히고 침착하게 발언을 듣는 사례 등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판사들은 사건 당사자의 진술을 끊거나 그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는 동료 재판관들의 행동 등을 좋지 않은 '법정 커뮤니케이션 사례'로 지적했다.
또 세미나에서는 △재판관이 부드러운 표정을 할 필요가 있다 △사건 당사자들에게 지나치게 조정을 강요하는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처리할 사건이 양이 많으면 법정에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어렵다 등 의견이 게진됐다.
이에 대해 동부지법 최문수 공보판사는 "민사재판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사법부와 국민의 신뢰를 쌓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동부지법은 지적받은 부분들을 개선해 시민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법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지법은 지난 4월1일부터 시민들과 동료 법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듣는 법정' 프로그램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듣는 법정 프로그램으로 동부지법은 △법정 설문지를 통한 재판장과 시민들의 피드백 시스템 구축 △동료 법관에 의한 불시 법정방청 모니터링 △민사판결 선고결과 게시판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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