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홍 "최태원·재원 변호인 요청으로 진술 번복"
"선지급금 관여했다면 과대포장되니 삼가달라" 요청
최 회장 측 변호인의 항소심 새 주장 전면 부인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47)가 SK그룹 펀드출자 선지급금과 관련해 수사기관과 1심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측 변호인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20일 오후 열린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김 전 대표는 "(진술 번복과 관련해)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의 지시나 도움을 받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조력을 받았다"고 답했다.
요청을 받았을 때 '사실이 아니지 않나'고 거부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마음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변호인 측이 '회장님이 선지급금에 관여했다고 언급하면 과대 포장이 된다'고 삼가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고 증언했다.
이날 김 전 대표는 최 회장을 만나 펀드 출자에 관한 얘기를 듣고 선지급금을 마련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2008년 10월24일 김원홍씨에게 전화가 걸려와 펀드를 조성해줄테니 최 회장을 찾아가 보라고 했다"며 "3일 후인 10월 27일 최 회장은 '10월 말까지 펀드 조성이 가능하냐'고 물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원홍씨가 선지급금으로 500억원이 필요하다고 전화로 요청해 201억원을 먼저 송금했다"며 "별도의 지시는 없었지만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의 의사에 따라서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최 회장이 펀드 출자와 선지급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김원홍씨에게 송금된 450억원은 김준홍씨와의 개인적인 거래일 뿐이다"는 최 회장 측 변호인의 항소심 새 주장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김 전 대표는 특히 "최 회장이나 최 수석부회장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돈거래에 불과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김 전 대표는 송금한 다음날 최 수석부회장을 만나 선지급금 중 일부를 먼저 보낸 경위를 설명하고 나머지 250억원을 송금하는 방법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지급금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저축은행 담보로 그룹투자금 750억원을 제공한 혐의 등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첫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수사 및 1심에서 허위진술을 했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김 전 대표는 최 수석부회장과 공모해 2008년 11월 베넥스의 법인계좌에 보관 중이던 펀드출자용 선지급금 95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 회장 형제 등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은 뒤 항소해 최 회장 등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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