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워싱턴 성 추문' 해법은 윤창중 출국뿐
여야 모두 청와대의 안일한 인선방식과 사고 후 뒷수습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을 놓고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닷새, 대변인 경질 사흘만인 13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에 대한 미국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번 '성 추문'으로 인한 혼란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문제는 윤 전 대변인 스스로 매듭지을 수 밖에 없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해 경찰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성추행은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하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한국의 사법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아무것도 없다.
미국 경찰이 수사 중이지만 혐의를 확정짓거나 무혐의 처리하기 위해서는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윤 전 대변인이 미국 경찰에 출두하지 않을 경우 미국 측은 한국 정부에 공조요청을 한 뒤 수사 담당경찰관이 한국에 입국해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윤 전 대변인을 조사할 수 있다.
조사가 아니라 인터뷰인 것은 미국 경찰이 한국에서 사법권이 없기 때문이며 인터뷰 내용은 미국 법원에서 '증거'가 아닌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미국 측이 한국 사법기관에 위탁조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예상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참고자료일 뿐이다.
만일 윤 전 대변인이 받고 있는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그를 처벌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윤 전 대변인의 혐의는 미국 연방법에 규정된 '경범죄성추행(Misdemeanor Sexual Abuse)'이다. 워싱턴DC는 미국의 주가 아니기 때문에 주법이 아닌 연방법이 적용된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경범죄성추행은 굴욕, 괴롭힘, 비하감 등을 일으킬 의도나 성적 욕망을 발생·충족시킬 목적으로 옷을 입든 입지 않았든 간에 신체 일부인 성기, 항문, 사타구니, 가슴, 허벅지 안쪽, 엉덩이 등을 직접 또는 옷 위로 접촉한 범죄를 말한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1000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문제는 경범죄성추행은 범죄인 인도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미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제정된 범죄인인도법은 양국에서 징역 1년 이상의 범죄를 임의적 인도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경찰의 수사결과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윤 전 대변인이 미국으로 자진출국하지 않는다면 한국 정부가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벌 가능성과 범죄인 인도대상이 되는지에 상관없이 윤 전 대변인은 사건이 발생한 날 곧바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점에 대해 사과했어야 한다.
또 한국으로 귀국한 뒤 자신의 행동을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그 때 다시 출국해 피해자를 찾아가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귀국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피해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1일 기자회견에서는 격려차 '허리'를 툭 쳤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엉덩이'를 만지는 것은 경범죄성추행이 되더라도 '허리'를 접촉하는 것은 범죄가 되지 않는다.
윤 전 대변인이 미국법과 범죄인인도조약에 정통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ys2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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