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풍자 영화 '자가당착', 제한상영가 취소
"현실사회, 정치모순 지적했을 뿐 자유민주주의 부정 안해"
"독립영화 발전 위해 비판은 관람객 자유에 맡겨야"
영등위는 이같은 분류 결정에 대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닮은 마네킹의 목을 잘라 피가 뿜어나오는 장면의 경멸적, 모욕적 표현 수위가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불이 붙은 남자의 성기가 사실적으로 나오는 등 폭력성도 매우 높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인회의 등 15개 영화단체들은 크게 반발하며 지난해 10월 항의성명을 냈다.
이들은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영등위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며 "영등위가 독립영화의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박 후보를 풍자한 영화 '자가당착'에 대해 내려진 제한상영가 등급 결정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10일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문준필)는 '자가당착' 제작사 대표 김모씨(35)가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상대로 낸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 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영화는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를 주인공으로 현실정치와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비판했을 뿐"이라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된 영화 '킬빌'의 여러 장면을 고려하면 이 영화에 나오는 폭력적 장면도 폭력성으로 관객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성적 묘사 장면도 현실감이 떨어져 성적 호기심을 불필요하게 부추기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영화 '지슬'은 제도와 자본에 구속되지 않고 실험적 영화를 제작·상영할 수 있었던 문화풍토에서 이뤄낸 쾌거였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영화에 대한 비판은 성인관람객에게 자유롭게 맡겨두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abilityk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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