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집주인 '하우스푸어'로 전락?…시장침체 불가피

내년 금리 3회 인상 변수로 작용, 국내 기준금리 인상 수순
대출규제+입주물량 증가 등 악재 속출…실수요 시장 재편 가속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16.12.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쓰고 있는 분들의 경우 하우스푸어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됐다. 기준금리를 1년만에 0.25% 포인트 인상해 0.50~0.75%가 됐다. 예상대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금리인하 이후 6개월째 동결이다.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등을 의식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은의 기조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미국 금리가 3회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리도 인상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 국채의 금리도 올라가 해외로 투자된 유동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회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 미국보다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국내에 투자된 해외유동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미국경제와의 연관성이 높은 우리의 경우 유동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국내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미 시중은행 들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린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금리 변화를 반영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에도 예상했던 것이지만 통상측면부터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도미노 현상처럼 번질 수 있다"고 밝혔다.

거시경제 여건이 복잡한 가운데 차주의 부담여부가 이슈화될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가계부채의 총량이 크고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다면 일정부분 시장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미국발 금리인상과 주택공급 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중산층의 하우스푸어 전략을 우려하는 것이다. 하우스푸어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했는데, 집값이 하락하면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집주인을 의미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내년 주택 공급과잉과 대출규제 가이드라인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까지 단행되면서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세입자들이 저금리 기조를 틈타 내집마련에 나선 상태서 예고된 금리인상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부터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과 2018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각각 37만3360가구, 39만5913가구로 추산된다. 지난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입주 물량(23만8225가구)보다 10만 가구 이상 많다.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부동산 시장도 침체되기 때문에 집을 처분해 빚을 갚고 싶어도 거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비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제2금융권을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과도하게 대출을 끌어다 집을 장만한 경우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당장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상환능력이 부족한 분양 당첨자가 무턱대고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2∼3년 뒤 잔금대출로 전환할 때 원리금 상환이 어렵게 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5% 수준을 육박하고 있는데 여기에 1%만 올라도 원리금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며 "금리인상으로 주택시장에 신규 매수자는 줄어들고 집값은 하방압력이 높아지게 되면 결국 하우스푸어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실장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금융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이번 기회에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해 투기수요를 떨쳐내고 실수요자 위주의 부동산 시장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j_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