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美 관세협상 직접 등판…'현금-통화스와프' 막판 줄다리기
"10일내 결과 나올 것"…美, 수정안 제안하며 전향적 기류
최대 관건은 '직접투자-통화스와프'…미중 갈등 외부변수도
- 심언기 기자, 김지현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지현 한병찬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급물을 타고 있다. 미국 측은 "10일 내 합의를 예상한다"고 밝혔고, 우리 측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APEC 정상회의 이전 또는 APEC 계기 타결 가능성이 유력하게 부상하는 모습이다.
관건은 3500억 달러 대미투자액 중 직접투자액 규모다. 현금 비중을 최대 5%로 상정한 우리나라에 미측은 전액 현금을 요구해왔다. 외환시장 불안으로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우리측 배수진에 미측이 한발 물러서면서 빠르게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16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 경제·통상 라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총력전을 전개 중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각 카운터파트로 공략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재무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의 의견 불일치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앞으로 10일 안에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협상 타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우리 측이 강하게 어필 중인 무제한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도 "제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과도 통화스와프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관세 협상 컨트롤타워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날 김정관 산업장관과 함께 방미길에 오른 것은 물밑 협의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정책실장은 구윤철 부총리, 김정관 산업장관과 함께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을 직접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이 이번 회동 계기 협상 타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양해각서(MOU) 문구 조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 재무부 그리어 쪽, 상무부가 아주 긴밀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협상을)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도 "외환시장 관련 여러 부분에서 미국 측과 상당 부분 오해라면 오해, 이해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했다.
관세 협상의 긍정적 기류는 뚜렷하지만 대통령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종 합의문 서명 전까진 일희일비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직접투자 액수와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가 협상의 최대 관건인 만큼 최대한 국익을 보전하기 위해 미국 설득에 주력 중이다.
우리 정부는 3500억 달러 중 직접 현금 출자 비중을 최대 5%로, 나머지는 대출과 보증 위주로 펀드로 충당한다는 구상을 고수해왔다. 미측이 통화스와프에 일부 긍정적 입장을 내놓은 만큼 부분적 통화스와프 체결 규모에 따라선 우리측도 현금 비중을 5% 이상으로 양보하는 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직접 투자액 비율은 부분적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를 뛰어넘어 외환시장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틀어막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아울러 탈중국 공급망 구축 전선에 완전한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과 일정 부분 보조를 맞추면서도, 한중 관계를 고려한 '줄타기 외교' 외적 변수 고차방정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장관은 "어느 특정 시기를 예단하고 (협상)하는 건 아니고, APEC이 두 정상이 만나는 기회이기 때문에 양국 협상단 간에 이 기회를 활용하자는 공감대는 있다"면서도 "다만 국익과 국민의 이해에 맞게끔 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정책실장과 산업통상부 장관의 워싱턴 DC 방문 일정을 통해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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