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공공기관장 '인사잡음' 최소화 안간힘

'官治 논란'·'내정설' 등에 원점 재검토…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접근 방침
'보이지 않는 손' 개입 논란, 소외 친박 인사들 불만 터뜨리기도

청와대는 그동안 정부 출범 초 고위 공직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 따른 '검증 실패' 논란을 만회코자 이번 공공기관장 인선에선 도덕성과 전문성,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철학 공유 등을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아 인사 검증을 실시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금융 관련 공공기관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강조되다 보니, 관료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관장으로 낙점돼 '관치(官治)' 논란이 불거진 상황. 게다가 일부 기관장 인선과 관련해선 박 대통령의 대선 공신들에 대한 '보은(報恩) 인사' 시비까지 일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그동안 각 부처 또는 기관별로 진행해온 후보자 추천 및 인선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사실상 공공기관장 인사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기에 이른 상황이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그간 각 부처 등으로부터 3배수 정도의 후보자를 추천받아 인사 검증을 진행해왔으나, 이번 공공기관장 인선과 관련해선 그 대상자 폭을 3배수에서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이 같은 인사 검증 대상자 확대 방침은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재들을 발굴해 '적재적소'에서 일하도록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된 인재 풀(pool)'에 따른 편협한 인사추천과 대안 부재에 의한 검증 소홀 시비를 차단코자 하는 의도도 분명하게 읽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인선이 지연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검증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최적의 인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공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전문성 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또 취임 초엔 '국정철학 공유'를 기관장 인사의 제1원칙으로 제시했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공공기관장 인사 원칙은 여야 간 정권 교체가 이뤄졌을 땐 대선 논공행상에 따른 '묻지 마' 인사로 기관장이 대거 물갈이되고, 또 여든 야든 정권이 연장됐을 땐 기관장들이 능력과는 관계없이 임기를 채우려고 했던 역대 정부의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각종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는 모습. 최근 논란이 됐던 한국거래소 등 일부 공공기관장의 내정설(說)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새누리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선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은 물론, 그간 진행된 일부 공공기관장 인선과정에서 관료 출신 인사들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치권에도 다년간의 의정경험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많은데 역차별을 당하는 측면이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치권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인사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관료 출신 인사가 정부 고위직이나 기관장에 발탁된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그건 어떤 기준을 갖고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라면서 "관료 출신 내부 인사를 승진 기용하면 전문성도 충족되지만, 조직 안정성을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18개 외청(外廳)장 인사를 단행하면서는 그 절반을 내부 승진 인사로 채운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평판 조회 등 인사 검증을 보다 더 강화하되, 다양한 인재를 등용키 위해 이번 공공기관장 인선을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로 접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는 한두 가지 기준만 갖고 하는 게 아니다"며 "참신한 인물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업무 연속성이 중시되는 곳도 있는 등 각 기관의 사정이 다 다르다"면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는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 나가겠지만, 인사에 대한 평가는 전체적인 그림을 갖고, 그리고 기관 운영 결과를 갖고 해 달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정부 출범 초 불거졌던 인사 실패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공기관장 인사 검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