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앞둔 朴정부, 국정 성과물 찾기 분주

靑·부처, 이달 말~내달 초 줄줄이 정책성과 알릴 채비…일각선 '100일' 맞춘 무리한 성과주의 경계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5.14/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br>청와대가 내달 4일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국정 성과물 찾기에 한창이다.

25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00일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조용한 100일'을 치른다는 기조 아래 역대 대통령과 달리 아직까지 기자회견이나 특별사면 등과 같은 대외 행사를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적으론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룬 것들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는 있다"는 판단에서 정부 각 부처와 함께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항을 포함한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경과 및 실적 등에 대한 점검 작업에 나서는 한편 관련 보완책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의 연속성 측면에선 정부 출범 100일이든 200일이든 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래도 현 정부 들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제도적으로 바뀐 부분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바꿔가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는 박 대통령 취임 100일에 즈음한 이달 말부터 내달 초 기간을 기점으로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실천 로드맵 발표 등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부 국정기조 또한 적극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우선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항이었던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행복기금 설치 및 이를 통한 저소득 서민층에 대한 금융지원의 경우 정부 출범 이후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도 지난 21일 역삼동 소재 국민행복기금 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한 지 이제 한 달 됐는데 그동안 채무조정 지원 신청자가 11만명에 이르고 또 채무조정 수혜자도 5000명이 넘어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지난 21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연대보증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한 것처럼 앞으로도 자활 의지와 능력을 갖춘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는 한편 부처 간 협업을 통한 정책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자 정부 경제정책 패러다임인 '창조경제', 그리고 정부 국정운영 체계인 '정부 3.0'과 관련해서도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안전행정부를 통해 조만간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비전 등을 국민에게 알리는 기회를 갖고 정책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4대 사회악(惡)'으로 규정했던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등을 근절키 위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또한 내달 초 발표를 목표로 현재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막바지 성안(成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교육·창업 관련 대책도 현재 관련 부처별로 구체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공약 등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및 분배 방안을 담은 '공약 가계부' 또한 이르면 이달 말쯤 발표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정부의 이 같은 정책성과 점검 및 발표가 '박 대통령 취임 100일'이라는 시점을 중심에 두고 진행될 경우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례로 'IMF 채무 불이행자 구제대책'의 경우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한 사항이긴 하나, 정작 정부의 대책 발표과정에선 "급조된 성격이 짙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실제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발(發)'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대책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을 당시까지만 해도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대책 발표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청와대에서 "오늘(21일) 오후 금융위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란 공식 입장이 나오자 금융위에서도 부랴부랴 대책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선 "청와대 관련 수석실에서 금융위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대책 발표를 서두른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금융위의 해당 대책 발표 전날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새 정부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올 초 당선인 시절 자신의 공약사항과 관련, '정부 출범 후 처음 3~6개월에 거의 다하겠다는 각오로 밀어붙여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 등을 들어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진 모두 겉으로 내색은 못하지만 지금 상당히 쫓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다보니 청와대든 정부든 어떻게든 빨리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복잡한 것보다는 그나마 좀 더 쉬운 것부터 손을 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청와대 홍보라인에서 박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정과제 등을 제외한 다른 현안과 관련해선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극도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근 검찰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기업 수사인 CJ그룹 비자금 수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성과주의 의식'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인사 파동이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파문 등으로 인해 현 정부의 정책적 성과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청와대나 정부가 치적 알리기에 집중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