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하순 한중정상회담, 한반도 정세 분수령될 듯

미국 이은 두 번째 정상외교… 北核 등 한반도 안보현안 중점 논의
한중FTA 등 경제협력 방안도 다뤄질 듯… '北특사 파견' 변수 될까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다음 달 하순 중국을 방문해 지난 5~10일 미국 방문에 이은 두 번째 정상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의 방중 계획과 관련, "6월 말을 염두에 두고 한중 양국 간에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이 끝난 후 진행된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회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역대 대통령의 경우 대부분 취임 후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순으로 정상외교를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訪中)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첫해인 지난 2008년 4월 미국 방문 뒤 귀국길에 곧바로 일본을 들렀고, 중국 방문은 이후 5월에야 이뤄졌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미(2003년 5월)-일(6월)-중(7월)'의 순서로 해외 순방길에 올랐었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당초 방미(訪美) 뒤인 이달 말쯤 서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열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날 예정이었으나, 최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둘러싼 중·일 간의 외교 분쟁과 함께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5월 회의 개최가 무산됐다"면서 "앞서 중국 측의 요청도 있고 해서 방중을 먼저 추진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이 취임 전 중국에 가장 먼저 당선인 특사를 보낼 정도로 대중(對中) 외교를 중시해왔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일본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할 계획을 세웠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올 2월 제3차 핵실험 이후 계속된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안보위기가 가중되고 있고, 또 대내외 경제여건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임을 들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중국을 일본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건 당연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더욱이 시진핑 체제는 이전 중국 지도부와 달리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등 대 한반도 정책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여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지난 방미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를 포함한 외교·안보 현안 해결을 위한 상호 공조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방미 당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지지 입장을 이끌어내고, 미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서울 프로세스)'을 소개하며 그 공감대 확보에 나선 바 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확고한 안보를 전제로 남북한 간의 상호 신뢰를 쌓아가면서 대북(對北) 경제협력 확대,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 기반 조성 등을 추진해나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패러다임이다.

또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재난, 기후변화, 대(對)테러, 원자력 안전 등 비(非)정치적 분야에서부터 동북아 역내 국가 간의 대화·협력을 시작해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으론 이를 안보 분야로까지 넓혀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역내 외교정책 방향으로서 한·중·일 3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까지 그 참가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재외공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내용을 거듭 설명하며 "이 같은 구상이 성공하려면 역내 국가는 물론, 국제사회의 공감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이행에 필요한 북한의 변화를 유도키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관련 사항을 집중 논의한다는 계획. 아울러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실현을 위한 중국 측의 협조 또한 당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경제협력 방안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정상회담 뒤엔 향후 양국관계의 발전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한중 관계를 내용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각종 협력 방안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지난 방미 기간 중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정책에 대해 사실상 지지 입장을 밝힌 사실을 들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제안에 "중국 측이 적극 호응해줄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해 동아시아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개입을 강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국을 견제코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뒤 공동 회견에서 "(미국의) 재균형 정책과 (한국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동북아 평화발전을 추구하는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이튿날 미 상·하원의회 합동회의 연설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권 관계자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측 지도부가 일단 박 대통령에 대해 상당한 호의를 갖고 있고, 박 대통령 또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 등에서 상대를 자극할 만한 얘긴 오가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중국 측에서 우리 측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반응을 보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를 비롯한 우리 정부 당국은 22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특사'로 파견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파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

북한의 대중 특사 파견엔 내달 말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은 물론, 이보다 앞선 내달 7~8일 미국에서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미중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 측에 북한의 입장을 전달코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남측을 향한 메시지를 시 주석에 전달할 경우 한중 정상회담은 간접적인 남북정상의 의 중을 타진하는 회담의 성격도 띨 듯하다.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시기상 내달 30일부터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이전 사나흘 가량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ARF 회의 참석 대상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에도 배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ARF 회의엔 북한도 참가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북한 문제와 관련한 입장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더욱 주목된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다음 달 박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우리나라를 찾아 우리 측과 한중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리 측에선 외교부 윤 장관이 지난 4월 중국을 방문, 왕 부장 등을 만나 관련 사항을 논의했었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 방중에 앞서 지난 방미 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유사한 사건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