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부, 성과 못내면 노력도 무의미"

靑수석 회의 "'노력했는데 안 된다'는 건 안 통해"
'출범 100일' 보름 앞두고 정책 체감도 제고 주문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5.20/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새 정부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 등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어린아이 키우기'에 비유, "아이가 정말 튼튼히 자라야 얘기가 되는 거지 '노력했는데 안 된다'고 하는 건 통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그 아이가 어떻게든 튼튼하고 쑥쑥 자라게 하기 위해 모든 부처가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가 정성을 다 했는데도 애가 (병에서) 낫지 않고 잘 자라지 못한다면 그 노력을 자랑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현 정부 출범 100일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까지도 자신의 대선공약 사업은 물론, 정부가 추진해온 각종 국정과제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 "출범 초 100일에 새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각오로 일해 줄 것을 정부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 등에게 당부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과 고위 공직 내정자들의 잇단 낙마에 따른 대처로 취임 후 약 한 달간의 시간을 허비한데 이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를 포함한 북한의 거듭된 도발, 그리고 최근엔 미국 방문 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 파문의 영향으로 '국정 연착륙'에 잇단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박 대통령은 이 와중에도 거듭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 공무원들을 향해 '차질 없는 국정운영'을 강조해왔지만, 자신이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정부 경제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만 하더라도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여전히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오늘 대통령이 회의에서 수석실별로 현안 관련 보고를 듣고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가장 강조한 것은 '이제 성과를 내야 할 시간'이란 점이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부처는 '어떻게 하면 투자가 실질적으로 왕성하게 이뤄지냐'는 등의 성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정부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국민행복'과 관련해서도 "나무에 거름을 주는 등의 노력을 했는데도 자꾸 이파리가 시들시들하고 자라지 않는다면 그것도 통하지 않는다"면서 "국민이 행복을 느끼고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높아져야 한다. 그런 성과가 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자신이 강조해온 부처 간 협업(協業)과 국민중심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국민은 보라색을 바라는데 이쪽 부처에선 초록색을, 저쪽 부처에선 파랑색을 갖고 접근하면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국민이 (정책을) 체감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달라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를 예로 들어 "현장에서 풀어주지 않고 자꾸 정책만 얘기하면 안 된다"며 연령·성별·세대별 맞춤형 정책과 그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거듭 주문했다.

또 그는 "누가 '멘토링이 가난을 구한다'는 말도 하더라"면서 "정책 수혜자인 국민이 관련 제도나 정책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잘 해야 하고, 정책 홍보도 통합전산망 등을 활용해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각종 정책 사업에 필요한 예산 역시 "(부처별로) 따로 집행되면 서로 중복되고 효과도 별로 나지 않는다"면서 통합 관리 및 집행 방안 마련을 주문하는가 하면,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민간 위탁 등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이는 고용·복지뿐만 아니라 경제 등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 정부 운영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도 "세제 혜택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연령별로 '사각지대'가 있다"며 "정부가 모든 세대를 챙길 순 없겠지만, 그래도 (수혜 대상 가운데) 끼어 있는 세대들을 위해, (정책 수혜를 받지 못해) 서러운 사람들도 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국민에 대한 정책 체감도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취지는 공감하나, 듣기에 따라선 각 부처를 상대로 '하루 빨리 성과를 만들어 내라'고 과도한 성과주의를 종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