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5·18 기념식 참석이 남긴 것
보수 눈치 보느라 '반쪽 자리 행사'로 전락
靑, '국민대통합' 시동 물 건너 가나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제33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5·18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된 영령들 앞에 분양 헌화하고 유가족들과 광주 시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일궈낸 5·18 정신을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으로 국가는 크게 발전했지만 국민의 삶은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고 했다.
또한 "민주주의의 큰 진전을 이뤄냈지만 계층간, 지역, 세대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행복이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민주화를 위해 고귀한 희생과 아픔을 겪으신 여러분께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새 정부도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5·18 기념식 참석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첫 해인 2008년 참석한 이후 5년 만이다.
그동안 대통령의 기념식 불참을 두고 지역에서는 '5·18 정신 홀대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국민 대통합'을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 강조해 왔다. 이런 이유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올해 5·18 기념식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고 이미 오래 전 광주 방문을 결정했었다.
따라서 이 자체만으로 상징성이 컸던 박 대통령의 5·18 기념식 참석은 그러나 반쪽자리 행사로 전락해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국가보훈처가 이날 기념식에서 부르기로 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식 식순에 포함시키지 않고 합창단의 합창으로 부르도록 결론 내리면서 5·18 관련단체들이 기념식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5·18 기념식 때마다 논란이 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가 방침을 국가보훈처 자체 판단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보는 시각은 없는 듯 하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기념식에 운동권 가요로 인식되고 있는 이 노래를 공식 식순에 집어 넣는 게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제창을 해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있기도 했으나 박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보수층의 눈치를 보느라 묵살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5·18 기념식을 앞두고 일부 보수 언론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앞세워 '북한군의 5·18 개입설'을 주장해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껴얹기까지 했다.
박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는 동안 입을 굳게 다문 채 상념에 젖은 듯 했다.
nyhu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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