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윤창중 스캔들' 국면전환 쉽지 않네

피해 여성 접근 차단...사실 관계 파악 어려워
문책인사 시간끌기...국면전환 의지 있나 의문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방미기간 말미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13.5.13/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하루가 멀다하고 굴비 엮이듯 터져 나오는 '윤창중 성추문 의혹'에 청와대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당혹감에 휩싸여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불거진 성추행 사건으로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를 받았던 방미 성과마저 빛을 바랜 상황에서 청와대로선 이번 사건을 조기에 수습하고 국정운영을 정상화 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미국에서의 행적 및 성추행 의혹과 관련,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출구는 커녕 사실 확인에 급급한 상황이다.

청와대의 최대 고민은 언론을 통해 계속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길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우리도 답답하다"고 했다.

그 이유로 청와대는 피해 인턴 여성이 미국 시민권자인데다 피해자측의 보호 요청으로 현재로선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 관계자들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섣불리 나섰다가 또다시 사건 축소 또는 은폐 시도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만날 시도 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언론에서 제기한 추가 의혹들을 윤 전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재차 확인하는 웃지못할 일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기자회견 후 모습을 감춘 윤 전 대변인은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으나 청와대와는 계속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윤 전 대변인이 하루 빨리 미국으로 건너가 조사를 받았으면 하는 눈치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13일 워싱턴 경찰국에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조속히 처리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경찰이 이번 사건을 중범죄로 판단해 범죄 인도 요청을 해 오면 언제든 응할 것"이라며 "미국 경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윤 전 대변인을 어떤 방식으로든 조사할 것이고 그래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13일 허태열 비서실장이 이번 방미 일행과 일정 전체를 리뷰하라는 지시에 따라 수행단 개개인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민정수석실은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를 지난번 윤 전 대변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편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귀국 직후 민정수석실에서 조사 받은 내용을 공개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조사 당시 진술내용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상당 부분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술내용을 공개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자는 주장이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 나오고 있지만 공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사 내용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업무는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수세적이면서도 미온적인 대응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적 망신과 국민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사건 당사자인 윤 전 대변인은 미국 현지에서 전격 경질됐으나 '귀국 종용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이남기 홍보수석은 본인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수석의 사의를 조기에 수용할 경우 인사 파장이 자칫 그 윗선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윤 전 대변인의 주장과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 외에 사실로 드러난 게 뭐가 있냐"고 반문하면서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이번 사태의 문책론이 장기화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