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기설비 '우수제품' 믿었더니"…175억 규모 납품비리 적발

권익위, 12개 부대 전수조사서 77억 규모 규격미달 확인
"검수 부실·특정제품 지정 정황"…경찰 이첩·제도개선 권고

국민권익위원회 로고.ⓒ 뉴스1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군부대에 납품된 전기설비가 '우수조달물품'으로 둔갑한 규격미달 제품으로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2개 군부대를 표본 조사한 결과, 계약 80건 전부에서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된 배전반·분전반 대신 무자격 업체가 생산한 저가의 규격미달 제품이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금액만 약 77억 원 규모이며, 전체 군부대로 확대할 경우 58개 부대 195건, 약 17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업체는 특허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직접 생산해야 하는 우수조달물품 제도를 악용해, 전압·전류·온도 측정 기능과 전력품질 감시 기능, 감전 방지 기능 등이 없는 일반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납품 이후 군의 검수 과정에서도 우수조달물품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사업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특정 업체 제품번호가 명시되는 등, 별도 심의 절차 없이 특정 제품을 지정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는 국방부 관련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익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납품비리 관련자 처벌과 추가 수사를 위해 사건을 관계기관에 넘겼다.

아울러 △설계단계 특정 제품 지정 절차 강화 △나라장터 내 우수조달물품 정보 공개 확대 △납품 검수 시 우수제품 여부 확인 의무화 등 제도 개선도 권고했다.

이명순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납품비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