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화두 던진 이재명…다음 시험대는 '외교·안보'
2기 트럼프 시대 도래…외교 성과·능력 검증 부족
'친중·친북' 국힘 공세 극복도 숙제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기 대선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정쟁에서 한발 물러나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이 대표는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강점인 '실용주의'를 다시 화두로 던졌다.
이 대표의 실용주의 행보는 그가 정치신인임에도 빠르게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던 요소이기도 한 만큼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용주의' 행보 강화가 그동안 자신이 설파해온 '기본소득'을 뒤집는다는 비판과 함께 민주당의 근본적 경제 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비등하다.
또 다른 불안 요소는 외교·안보 문제에서의 안정감 입증 문제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정부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미 관계 재설정과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법률가 출신으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친 이 대표는 행정 경험이 장점이지만, 중앙정치로 넘어온 이후에는 외교·안보 사안에서 대중에게 각인되는 성과를 남긴 적은 없다는 평가다.
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외교라인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트럼프 취임식에도 사절단으로 참석하는 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위원 3명을 제외하고, 미국 출장을 신청한 의원들에게 출국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에서 사절단 외 다수 의원이 외교 라인을 만들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민주당 한 의원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장 외교라인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한데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미국과 함께 한 사업이 거의 없는 이 대표가 이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외교와 관련해 여권이 덧씌운 이미지가 '친중·친북'이라는 점도 향후 미국과의 관계에서 극복해야 할 숙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총선 때 이 대표의 "셰셰" 발언을 두고 최근까지도 친중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거대 야당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어떻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온 국민 앞에서 자신의 정책과 노선을 멋대로 갈아엎을 수가 있나"라며 "마치 이 대표가 셰셰하면서 조아리는 중국의 변검극 공연을 보는 것 같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방미단으로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빨리 우리 국민들께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서 세우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외교 역량에 대한 안팎의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정권을 잡더라도 외교 과제의 꼬리표는 따라다닐 전망이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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