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국민성장펀드, 농업AI플랫폼 등 줄줄이 보류…여야 줄다리기

예산안조정소위서 李정부 금융지원 사업 줄줄이 보류
국힘 "펀드 만능주의 안돼"…한미관세협상 후속조치도 우선 보류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11.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여야는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의 인공지능(AI) 관련 금융지원 사업에서 이견을 보이며 줄줄이 보류를 결정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결론적으로 국민 성장펀드는 전체적으로 모든 핵심 정보가 부재한 상태로 2026년도 예산 전액을 반드시 삭감해야 한다"며 "국가 채무 증가를 전제로 한 관제 펀드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우려가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펀드의 구성, 필요성, 목표에 따른 실행 계획이 정부 계획에 반영돼야 한다"면서도 "정부 조성 목표가가 100조 원에서 150조 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내년도 정부 예산도 (비율만큼) 5000억 원 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150조 원의 민·관 합동 자금을 조성해 AI,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다. 국민의힘은 예산 1조 원 전액 삭감, 민주당은 5000억 원 증액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민·관 공동출자로 농업 분야에 민간의 AI 기술을 접목하는 국가농업AX플랫폼에 대해서도 705억 원을 모두 삭감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AX가 국가 농업에 AI를 적용한다는 것인데 지능형 농기계 등 비슷한 사업이 열댓개 있어 너무 분절화됐다"며 "펀드 만능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농림축산식품부의 AI 응용 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비슷한 취지로 675억 원의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분절화됐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게 농촌 현실"이라며 "농촌 인구가 고령화되고 소득이 낮아 AI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얘기하면 효율성이 떨어져 보이지만 아주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위 위원장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해당 사업들에 대해 안건 심사를 보류했다.

이밖에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위해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한 1조 90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지원 정책금융 패키지에 대해서도 보류를 결정했다.

이날 기재위는 진통 끝에 한국수출입은행에 목적 예비비로 7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데 합의했다. 반면 정무위 소관인 한국산업은행은 6300억 원에서 3150억 원, 산자위 소관 한국무역보험기금은 5700억 원에서 4700억 원으로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감액된 상태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