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新·舊 주류 '국정원 국조' 놓고 갈등 기류

신주류 "국정원 국조도 좋지만 경제민주화 입법도 중요"
구주류 "국정원 국조 장외투쟁까지 검토해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및 국회 기득권 내려놓기' 입법점검을 위한 고위정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3.6.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 6월 국회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신(新)주류 측과 지난 대선을 이끌었던 친노(친노무현) 구 주류 측 간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친노 구 주류 측은 대선패배 후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2선 후퇴했었지만 국가권력 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며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주류측은 장외투쟁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임해야 한다는 입장인 듯하다.

반면 정책정당으로서 거듭나겠다고 약속하며 당권을 잡은 신주류 측은 경제민주화 등 민생입법, 정치쇄신법안 처리도 국정원 국조 실시 여부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여서 구주류측의 '강경대응론'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김한길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사건이 대단히 중요하긴 해도 6월의 입법성과를 위해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을(乙)을 살리기 위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그리고 민생법안, 우리 국회의원들의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내용의 정치쇄신법안 반드시 우리가 국민들께 약속드린 대로 성과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국정원 국조에만 매몰되지 않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6월 국회가 중요한데 만약 성과없이 끝날 경우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또 다시 지도부를 흔들어댈 것 아니냐"며 "일부에서는 장외투쟁 등 강경론을 말하지만 국회를 공전시키고 반대만하는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생각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한 구주류측의 한 의원은 "6월 국회 성과도 중요하지만 지도부가 국정원 국조 문제에 대해 보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이제까지 최고위원회의에서 돌아가며 한마디씩 한거 말고는 한일이 뭐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꼭 장외집회가 아니더라도 청와대나 법무부 항의방문, 그래도 안될 때는 국회 보이콧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며 "경제민주화법안 처리가 기본임무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국정원 국조"라고 말했다.

문 후보 특보단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지금은 전략보다는 의원들의 전의를 불태우게 해야 하는데 지도부를 보면 전의가 모자란다"며 "의원들은 싸우려고 해도 지도부는 뭔가 보류하려는 입장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참았지만 국정원 사건을 우리에게 덮어씌우려고 하는데 지금 가만히 있느냐"며 "정 안되면 장외로라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주류측의 재선 의원은 "법안 처리에 성과를 내라고 주문하면서 국회 밖으로 뛰쳐나가라는 것은 국회 파행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며 "신주류 측을 흔들어 다시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심사 아니냐"고 반발했다.

한편 전병헌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내 '강경대응론'과 관련, "당 지도부는 제한적 장외 투쟁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구주류측 정서를 감안한 발언이다.

국정원 국조 요구를 전국이슈화하되 주말 등을 이용한 '제한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역시 '6월의 성과'가 중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국정원 국조 투쟁 수위는 이날 낮에 나올 여야 원내대표 회동 결과, 민주당내 여론의 향배 등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