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 사건 국조 등 놓고 난타전…공방 격화

민주당은 이날 장외투쟁까지 거론하며 새누리당을 향해 국정원 국정조사 실시를 압박한 반면 새누리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관련' 발언을 발판삼아 대반격을 시도하고 나섰다.

특히 여야는 각각 고소·고발을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상임위원장과 간사간 사석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일까지 이례적으로 '폭로'하는 등 '감정 싸움' 양상마저 보였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3월 17일 여야 원내대표 국회운영 합의사항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3.6.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민주당은 이날 즉각적인 국조 실시를 내세워 새누리당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의총을 소집, 새누리당이 지난 3월 이뤄진 국조 합의를 뒤집고 있다고 성토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하도 물타기를 많이 해서 이러다가 국회가 침수될지도 모르겠다"며 "합의 파기는 민주주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당시 합의서를 확대한 피켓을 내보이며 "이것이 합의서 문건이다. 단지 약속만 지키라는 것"이라면서 "여야간 합의와 약속이 깨지면 어떻게 의회가 이뤄지느냐.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도 모자라 여야 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이중의 문란행위"라고 주장했다.

3월 합의 당시 원내대표를 지낸 박기춘 사무총장은 "이면합의가 있다는 새누리당의 작태에 비애감을 느낀다"면서 "이면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매관공작사건' 주장에 대해 "매관매직했다는데 (국정원) 김모 국장이 검찰수사를 받을 때 내내 변호인이 대동했고, 검찰도 그 부분에 대한 조사 자체가 진행된 적이 없다고 비공식적으로 얘기했다"며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 언론이 쓰레기 정보를 물레방아처럼 돌리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에 대한 민·형사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장외투쟁도 불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설훈 의원은 "지금은 협상 할 때가 아니라 싸움을 해야 하는 국면"이라며 지도부가 앞장설 것을 주문했고, 김상희 의원은 "원내에서의 투쟁은 의미가 없다"며 "국민과 함께 장외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원내대표는 "그 간의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의 전모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의원들의 울분과 분노가 치솟았고 이런 울분과 분노가 원내에선 국정조사 관철 의지로, 당 밖에서는 나름대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열기로 뜨겁게 진화되고 발전될 것"이라고 말해 장외투쟁 요구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당은 이번 국정원 사건을 정치권내 공방 대상이 아닌 전국적 이슈로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국회 법사위와 안전행정위 등 법무부·검찰·경찰을 소관하는 상임위에서 전방위적으로 이 문제를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국정원을 다루는 정보위 개최도 강하게 압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파행 중인 국회 정보위 개최 문제를 놓고 고소, 수사의뢰 카드로 정면충돌했다.

서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정보위가 개최되지 않는 이유로 "남재준 국정원장과 서 정보위원장의 거래 문제"라고 언급한 데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지난 18일 박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이날 직권남용 혐의로 서 위원장에 대한 수사의뢰 검토 방침을 밝혔다.

서 위원장과 야당 간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정 의원이 이날 의총에서 폭로한 ‘돈봉투’ 문제를 놓고 진실공방을 폈다.

정 의원은 의총에서 "국정원 사건으로 국회 정보위 개최를 민주당이 끊임없이 요구하던 지난 3월에 (서 위원장이) 제게 (외교통일위) 국외출장을 잘 다녀오라며 봉투 하나를 줬으나 '뜻만 고맙게 받겠다'며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저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면서 "저를 고소 안 하면 뇌물공여 직무유기, 직무태만으로 고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 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며 “지난 3월 청문회 이후 정 의원을 본적도 없고 전화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다른 상임위 출장을 내가 챙길 입장도 아니고 출장비 지급의 경우 의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정 의원의 주장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이날 '국정원발(發) 제보'라며 "NLL 포기 논란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짠 시나리오"라고 주장한 박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새누리당은 박 의원의 발언 진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지난해 대선 당시 불거졌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면서 국정원과 검찰을 향해 발언록 공개를 요구했다. 나아가 민주당에 대해 NLL 관련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그간 각종 '제보'를 앞세운 민주당의 파상공세에 직면했던 새누리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박 의원의 발언으로 자연스럽게 촉발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을 맞불카드로 내세워 정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 의원의 발언을 거론, "지난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원장 해임 건의안을 제출할 정도로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이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며 "만일 박 의원 주장대로 국정원에서 이 문제를 야당 국회의원에게 제보했다면 이거야 말로 '국정원의 국기문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이 제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박 의원도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제보자를 빨리 밝히고, 수사에 협조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법무장관은 박 의원의 소위 '카더라' 식으로 사안의 본질을 훼손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즉각 수사하고, 민주당은 아직 검찰에서 종결되지 않은 국정원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기 앞서 NLL 관련 국정조사에 먼저 응하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기회에 전직 대통령의 NLL 발언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 방법은 단 한 가지,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내용 전문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전문공개 또는 국회 정보위원들의 열람을 요구했다.

서 의원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 장이 누구와 직접 통화한 사실과 내용, 그리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전직 대통령의 발언내용이 야당에게 제보된다는 것은 야당발 신종 국정원 정치 공작"이라며 국가정보원 자료유출자에 대한 색출과 필요시 국조 실시도 주장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지난 3월 전임 여야 원내대표가 국정원 사건과 관련한 국조 실시를 합의한 것에 대해 "졸속 합의"라고 규정하며 국회법과 국조 관련법 위반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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