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진보적 자유주의'에 "무난하지만 여전히 모호"

정치권 및 전문가 평가…"구체화 멀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지향점으로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와 진보적 자유주의를 제시했다. 2013.6.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9일 자신의 정치적 노선으로 제시한 '진보적 자유주의'와 관련, 정치권 인사 및 전문가들은 다양한 평가를 쏟아냈다.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개념이 양쪽을 포괄할 수 있는 무난한 좌표 설정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아직 '새 정치'를 구체화하는 데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잡하고 다양한 오늘날의 사회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이념과 가치가 공존, 융합,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이를 법안과 정책으로 현실화, 구체화하는 것이 정치의 몫이고, 제게 주어진 숙제"라고 밝혔다.

최장집 이사장은 발제문을 통해 "진보적 자유주의는 정부와 법의 지배를 제한하고 결사의 자유에 바탕한 시민사회를 강조한 것"이라며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 원리와 그 결과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를 민주적 방법으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대해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안 의원이 지금으로선 무난한 포지션을 택했다"며 "민주당과 야권 지지자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당히 모호하면서도 거부반응을 주지 않는 노선을 정립했다"는 시각을 보였다.

다만 이 교수는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말의 뉘앙스는 이해하겠지만 구체적 정책방향은 여전히 모호하다"며 "신당을 만들고, 세력화를 하는 과정에서 대북·복지·경제민주화 등과 관련된 개별 정책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현 동서리서치 소장은 "진보적 자유주의는 참여 정부의 정치 지향성이기도 했다.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안 의원이 밝혔듯 정치 성향이 아니라 새 정치를 채워갈 내용이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면서 내놓을 '1호 법안' 등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통해 정치적 지향점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의 보수주의와 구별되고, 민주당 보다는 선명한 자유주의적 노선을 제시한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이념적 프레임을 깨야 하는데 그 안에 자기 자리를 만들려고 한 모양새가 됐다"고 평했다.

그는 "안 의원이 '새 정치'는 진영과 이념 논리를 벗어난다고 했는데 스스로 이념적 프레임을 뛰어넘지 못하면 진영 싸움에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경계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만 선택해 취합한 것을 정치 노선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아직도 안 의원의 지향성을 판단하기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안 의원이 '내가 말하면 이해할 것'이란 태도를 버리고 유권자들에게 좀 더 친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