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사건 주임검사의 운동권 전력 놓고 공방
법사위서 여당, 대학 부총학생회장 출신 주임검사 전력 거론
야당 의원들 "운동권 출신만으로 비판은 비약"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국가정보원 정치·대선 개입 사건의 수사에 참여한 주임검사의 과거 학생운동권 출신 이력 등 이념 편향성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공방이 오갔다.
발단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오후 질의 순서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검찰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주임검사였던 진모 검사의 전력을 공개하면서부터다.
김 의원은 "공소장을 보고 과연 대한민국 검찰의 공소장이 맞는지 놀랐는데, 의문이 풀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임검사를 맡았던 진모 검사를 거론, "서울법대 92학번으로 지난 1996년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을 지낸 PD(민중민주)계열의 운동권 출신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1996년 5월30일 한 대학신문에 실린 기사를 언급, "진 검사는 당시 (집회에서) '청년학생의 투쟁결의를 축복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열사 정신을 계승해 노동자와 청년학생의 힘있는 투쟁으로 김영삼 정부를 타도하자'고 했다"고 진 검사의 부총학생회장 시절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주임검사를 운동권 출신의 검사에게 맡겼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2007년 9월12일 사회진보연대의 사무실 전세금 마련을 위해 3000만원을 모금했는데, 그 참여자 명단에 진 검사와 동일한 이름이 나온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보니, 사회진보연대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단체"라면서 "흔한 이름이 아니기 때문에 동일인인지 확인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그는 "2007년이라면 검사가 된 지 한참 뒤의 일"이라며 "현직 검사 신분으로 이 단체의 전세금 마련을 후원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니깐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방해하는 세력에 대해 대응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공소장이 나오는 것"이라며 "어떻게 (국정원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원하는 게 불법이라고 볼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법무장관은 "개별 검사의 과거 모든 활동을 알 순 없지만 검찰로 들어온 이후로는 지도를 잘 받아 바른 사고관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권성동, 김도읍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도 황교안 법무장관을 상대로 진 검사의 모금 참여 여부, 사회진보연대가 국가보안법 철폐 및 주한미군 철수 주장 여부 등을 조속히 확인하라며 가세했다.
이에 맞서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주장과 황 장관의 답변을 문제삼으면서 반발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총학생회장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정권에 맞서 싸울 때 자기만을 위해 공부만 한 사람들이 과연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총학생회장들의 헌신성에 대해 문제제기할 수 있느냐"라고 반박했고,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운동권 출신은 검사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며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질의자로 나서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비극적 질문"이라고 혹평한 뒤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의 출신 성분을 분석해가면서 질문했다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 운동권 출신은 전부 빨갱이냐. 출신성분 분석은 공산당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과거 부총학생회장 경력이 있다는 것만으로 공소장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공소장은 진 검사의 상급자들이 다 검토해서 합의된 내용인데, 마치 개인적 주관이 관여된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진태 의원은 보충질의를 통해 "제 질의에 다른 의원들이 평가에 가까운 얘기를 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법사위에선 다른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도 검찰 출신이고, 후배 검사들의 잘못된 점을 공개적으로 끄집어내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저도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러나 사건 자체가 워낙 중요하고 이렇게 관심이 모아지기 때문에 이런 저런 것들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을 갖고 '개탄스럽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황 장관은 추가질의 시간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진 검사가) 사회진보연대라는 단체의 후원회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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