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경제력 집중 억제' vs '불공정 거래'(종합)
與 박민식 정무위 간사 주최 '일감몰아주기 끝장 토론'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놓고 각계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맞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6월 임시국회의 최대 화두가 될 일감 몰아주기 규제안과 관련해 전문가들을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행 처럼 공정거래법 5장(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할지, 아니면 관련 규정을 공정거래법 3장(기업 결합의 제한 및 경제력 집중의 억제)으로 편입시켜 경제력 집중 억제 차원에서 부당 내부거래를 바라볼지가 최대 논점으로 떠올랐다.
부당내부거래 관련 규정을 5장에서 3장으로 편입하겠다는 것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부당성'을 경제력 집중 여부로도 판단해 입증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훨씬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토론에 참석한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제23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조항을 제5장에서 규정할 경우 '현저히 유리한 조건'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 저해 요건'까지 갖춰야 한다"며 "분명히 경제력 집중을 초래하는 거래임에도 경쟁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제를 못하게 할 수 있다"고 관련 규정을 3장으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3장으로 관련 규정이 옮겨갈 경우 원칙적으로 내부거래가 금지되고, 입증 책임을 기업이 부담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에 대해서도 "어떤 행위가 법에 위반되는지가 명확하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예측이 가능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기종 숙명여대 법과대학 교수 역시 "현행법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큰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5장)의 맥락을 벗어나 경제력집중 억제(3장)에 초점을 맞춘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기업집단 총수와 친족에 한해 부당지원행위와 사업기회유용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경제력집중억제 장에 신설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본적으로 내부거래 행위를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하는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내부거래는 주주 및 채권자의 이익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법에서 규율할 사항이이며,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의 소관 밖"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이 교수 역시 회사법 조항 미비 등을 이유로 한시적으로 공정거래법에서 내부거래 문제를 규율한다면 5장의 관련 조항을 폐지하고, 3장으로 이관·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부거래 규정을 3장으로 편입하는 것 자체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가장 강하게 내놓았다. 그는 "3장에서 계열사간 거래를 규제하려는 취지는 까다로운 증명 요건을 피해 보다 쉽게 규제하기 위한 것인데, 이러한 접근 방식은 경쟁법의 기본 목적에 위배된다"며 "내부거래를 제3장 경제력 집중의 차원에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교수는 총수 일가의 회사기회유용 등 부당한 이익 편취 행위에 대해서는 상법과 상속법 등으로 규율하고, 기업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횡령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토론회에 배석한 한철수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등기이사로 등기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막후에서 내부거래를 조정하면 상법 등으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현실적인 이유를 들며 공정거래법을 통한 내부거래 규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우찬 교수 역시 "아무리 회사법을 고치더라도 공정거래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민식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현재 정무위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가운데 총수 지분율이 30%를 넘는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를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30%룰' 조항에 대해서는 정무위 통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의원은 "법안이 심사중이긴 하지만 30%룰의 경우 여야를 불문하고 과잉입법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제가 보기에는 동력이 이미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위 역시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3년 업무계획를 보고에서 '30%룰'이 빠진 개정안을 마련해 보고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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