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노와 신주류 화해무드 맞나

민주당이 화합할 것이냐, 분화할 것이냐 하는 기로에선 가운데 김한길 대표체제 출범으로 떠오른 신(新)주류 측과 친노(친노무현)계가 갈등을 끝내고 화학적으로 결속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4주기를 기해 친노계에서 '증오와 분노'의 정치를 끝내고 가치로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자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고 지난해 6·9전당대회 당시 이해찬 전 대표에게 밀리며 비주류의 길을 걷다 당권을 거머쥔 김한길 대표 또한 내부 단합을 위해 '친노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결속 분위기가 '하나 된 민주당'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당 밖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이들의 결합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내 단합을 촉진하는 위기 의식의 요지는 집안싸움만 벌이다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민주당이 안철수신당에 밀릴 경우 자칫 당이 분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김한길 대표 등 신주류나 민주당을 주도적으로 만든 친노 측도 정치적 결단에 몰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김 대표의 경우 친노계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는 "민주당이 요즘 을(乙)의 아픔을 같이 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이 원하던 사람 사는 세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저는 친노라는 용어는 쓰지 않는다. 당은 하나로 통합돼 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친노계에서는 전대와 대선후보 경선 등을 거치며 친노를 범주로 묶어 대립각을 세우고 공격해왔던 것에 반발해왔었다. 김 대표가 경선에 출마하며 가슴에서 친노, 비노(비노무현)이라는 명찰을 떼고 민주당이라는 명찰을 달자고 했던 것도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결과였다.
김 대표 등 비노 지도부는 또 지난 20일 열린 최고이원회의에서 대선평가보고서와 관련, 평가보고서 내용 중 개인의 이름을 적시하고 계량화해 평가한 부분은 삭제해 보고서를 재발간하기로 의결했다.
평가보고서에는 대선패배책임과 관련해 '한명숙-이해찬-박지원-문재인-문성근' 순으로 책임을 점수화했고, 친노 주류 측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크게 반발했었다.
당직과 원내지도부에서 장병완·배재정·김성주·김현 등 범친노 중 문재인 의원과 가까운 인물들이 중용된 것도 주목할 점이다. 당초 김 대표가 당권을 쥘 경우 친노는 당직에서 소외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김 대표와 가까운 재선의원은 24일 "이번에 단합하지 않으면 혁신의 성과를 낼 수 없고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당의 운명은 비관적"이라며 "김 대표는 친노, 비노를 떠나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자는 입장이었고, 앞으로 남은 당의 각종 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의도적으로라도 친노 의원들을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 측도 당내 결속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닌 듯하다.
한 친노 초선의원은 "김 대표 말처럼 친노, 비노 없이 하나로 가자면 당연히 단결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친노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은 "김 대표의 혁신행보에 우리가 협조안해준 것이 어디있느냐"며 "당직을 맡아달라고 하면 다 맡아줬고, 일부 아쉬운 부분도 분란을 일으킨다고 할까봐 아무말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당이 하나로 뭉쳐서 단합해가고 지방선거도 이기고 수권정당으로 모습을 갖췄을 때 다 좋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니냐"며 "자꾸 과거 열린우리당 때와 같이 친노, 비노를 구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도 민주당이 단합을 통해 혁신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아야만 힘을 받을 수 있다.
문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드는 것에 대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당내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음 대선 때 정권교체의 도움이 되게끔 저도 나름의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당 일각에서는 문 의원의 정치 활동이 재개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등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친노가 행보가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럴 경우 친노와 김 대표와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신주류와 친노계의 결속 여부에 대해 "김 대표가 친노와 손을 잡지 않아 대표가 됐는데 화학적 결속에 나선다는 것도 그렇고 친노가 신주류에 협조할 가능성도 낮아보인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친노가 독자세력화 할 수 있지만 그 성공여부는 국민들이 판단해줄 것"이라며 "그들의 성공은 친노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변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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