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청회, 찬반 엇갈려
국회 정치쇄신특위, 폐지 논의는 하지만 '글쎄…'
공천제 유지 전제로 '투명화' 법안 발의도 나와
지방 기초의원이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방안을 놓고 22일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이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개선에 관한 공청회'에서다.
정당공천 폐지 찬성 토론자인 김도종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공천이 지방자치 본연의 취지를 망치고 있다"며 "공천제도 인한 부패와 유착 등 문제점을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특정 정당들이 특정 지역 지자체장과 지방의회를 싹쓸이 하고 있다"며 "공천제 유지는 공천권을 가진 당협위원장이나 중앙당, 공천대상자 등의 기득권 문제일 뿐이기 때문에 유권자를 위해선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또한 "1990년 대에 지방자치가 부활했으나 정당공천으로 인해 중앙정치에 철저히 예속되고 있다"며 "공천과정에서의 심각한 비리문제로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 낮은 투표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연주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정당공천제 폐지는 '위헌'이라며 반대했다.
정 교수는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정당공천 폐지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냈기 때문에 폐해가 있더라도 공천제를 폐지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며 "물론 지방에선 중앙과는 다른 정치세력과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정당을 매개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거에선 정당공천을 인정하면서 유독 기초선거에서만 정당을 배제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이다"며 "정당이라면 선거의 종류와 상관없이 소속당원을 후보자로 추천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손혁재 수원시정연구원 원장은 기초선거 공천 과정에서 공천헌금 문제 등 문제점이 많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은 정당공천 때문이 아니라 지방 기득권의 득세, 시장에 쏠린 권력, 우리나라 특유의 지역주의 등"이라고 해석했다.
정치쇄신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지난 대선 여야 공통 공약이었던 만큼 기본적으로 폐지하자는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을 둘러싸고는 이견을 보였다.
김관영 민주당 의원은 "기초 비례의원은 존치하면서 정당공천만 폐지하면 위헌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정당공천을 폐지하면 정당의 지원을 못받기 때문에 '돈이 더 많이 드는 선거'로 바뀌고, 부유한 지역 토호세력들이 난립할 수 있다"며 "이는 개혁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학재 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선 엄정한 선거관리를 통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당공천 폐지가 헌재의 결정에 어긋난다는 정연주 교수와 의원들의 질의에 육동일 교수는 "저희(지방자치학회)도 위헌소지를 우려하면서 오랫동안 연구해왔지만 외국에서도 정당을 배제하는 사례가 있다"며 "논란이 있는 만큼 한시적(12년)으로 공천을 배제하고 지방자치를 활성화시킬 제도를 함께 만들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쇄신특위는 최근 여러차례 회의를 갖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논하고 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공전하다가 이날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편 쇄신특위 소속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공천제도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해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공천을 둘러싸고 생기는 각종 부패·비리를 해소할 방안은 정당공천 폐지보다는 공천과정 투명화가 현실적이라는 게 김 의원의 발의 취지다.
개정안은 △지역구 후보 공천시 당내경선 의무화 △지역구 공직후보자 경선관리를 중앙당에서 시도당으로 이관 등 내용을 담았다. 정몽준, 이인제, 김무성, 남경필, 이주영, 송광호, 정의화 의원 등 당내 중진들도 이 개정안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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