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최장집·장하성' 통해 정치·경민 주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 서교빌딩에서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계획을 발표 후 '내일'의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명예교수(왼쪽 두번째)와 소장을 맡은 장하성 전 안철수 대선캠프 국민정책본부장(왼쪽 세번째)과 나란히 서 있다. 2013.5.22/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 서교빌딩에서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계획을 발표 후 '내일'의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명예교수(왼쪽 두번째)와 소장을 맡은 장하성 전 안철수 대선캠프 국민정책본부장(왼쪽 세번째)과 나란히 서 있다. 2013.5.22/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독자세력 구축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현실 정치와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진보진영의 대표적 학자이자 이론가인 최장집·장하성 교수를 쌍두마차로 앞세웠다.

안 의원은 22일 서울 서교동 창비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 '내일'의 창립을 공식화하면서 최 교수를 연구소 이사장에, 장 교수를 연구소장에 임명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고려대 정외과를 나와 1983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5년간 모교에서 강의하며 한국민주주의와 정당에 대해 연구해온 민주주의 이론가다.

학계는 물론, 정치권에서 그에 대해 현실 정치와 한국 사회 정치담론을 형성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따른다.

장하성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자문위원, 한국증권학회 이사,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998년부터 삼성 계열사간 부실, 부당 거래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기업구조 개선을 이끌었고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시절 '삼성 저격수' 역할을 자임, 삼성전자 주총에서 13시간 이상을 삼성그룹 계열사간 부당거래 문제를 공격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안 의원 측은 정치개혁 등 새 정치와 경제민주화가 이 시대 화두로 부각된 상황에서 이들을 필두로 향후 5년을 준비하고 아울러 이슈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 교수는 "'내일'을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청사진을 준비하는 네트워크 형 싱크탱크로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새로운 인재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사회의 약자인 어린 청소년, 중소기업, 자영업자,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끌어안는 따뜻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 측 정책연구소의 역할 및 움직임, 그리고 이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에 따라 경제민주화를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쟁관계에 있는 민주당은 '을(乙)을 위한 정당'을 선언하고 경제적 약자챙기기에 나서고 있으며 새누리당도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축으로 경제민주화 입법활동에 나서고 있다.

연구소의 출범으로 안철수 세력이 주도하는 신당의 창당작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도 가능해졌다.

안 의원은 연구소에 대해 "지금 연구소는 정당이라든가 선거 인재 풀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이사장을 맡은 최 교수의 경우 그동안 안 의원이 정치를 하려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제3당을 만든다면 그것 자체가 한국 정치사와 정당체제에서의 중대한 변화"라며 "양당제가 잘못 돌아가면 일종의 담합구조가 되기 때문에 안철수씨가 한국 정치사에 기여하려면 제3의 정당을 만들어서 성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민주당의 개혁을 위해서도 외생적 정당의 충격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최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연구소의 역할에 대해 "1차적으로 정치적 실천을 하는데 있어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이론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정당 문제는 지금 현재 상황에서 그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4·24재보선을 앞두고 귀국길에 오른 안 의원은 당시 비행기 안에서 최 교수의 책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을 봤다고 한다.

이 책은 민주화가 진행된 한국사회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노동의 현실을 다루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가 정치세력에 의해 대의되지 못한 정치현실을 해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최 교수를 어렵게 모셨다고 밝히면서 "최 교수는 오래전부터 민주주의와 우리나라 정당 구조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솔직하게 학자적인 입장에서 문제제기를 하셨던 분"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계시고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 배우고 싶어 자리를 청해 여러가지 말씀을 들었던 인연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신당의 모태가 될지, 싱크탱크로서의 순기능을 할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양당구조의 폐해를 지적하고 제 3정당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최 교수가 연구소에서 정치 이론을 만들겠다고 밝힘에 따라 '인재영입'과 함께 신당의 이론적 뼈대도 조만간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 교수는 현재 독일에서 연수 중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어 손 상임고문과 안 의원과의 향후 연대 가능성이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됐다.

공교롭게도 최 교수와 장 교수는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개설하고 오는 25일 첫 강의를 시작하는 '동아시아 미래 아카데미'에도 강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재단 측은 아카데미를 통해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모두 4기를 배출할 계획에 따라 현역 기초의원과 정치 지망생 등 전국에서 50여명의 수강신청자를 받았다.

최 교수는 정치분야, 장 교수는 아카데미에서 '경제 민주화와 한국 경제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강의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대선 캠프에 참여했었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