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대모' 故 박영숙 전 이사장 발인 엄수

문재인, 안철수 의원, 박원순 시장 등 참석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박영숙 전 안철수 재단 이사장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2013.5.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한국 여성운동계의 대모(代母) 고 박영숙 전 안철수 재단(현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의 발인식이 20일 엄수됐다.

박 전 이사장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지인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여 동안 거행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문재인 민주당 의원, 안철수 무소속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한명숙·김상희·임수경·김현 민주당 여성 의원 등이 자리했다.

발인식은 영결예배 형식으로 조헌정 향린교회 담임목사의 예식사로 시작해 찬송, 기도, 신앙고백, 추도사, 성서말씀, 고인 약력 보고, 조가 및 조사, 축도, 헌화 및 운구 순으로 진행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선생님은 원칙은 소나무처럼 엄격하고 그 실천은 버드나무처럼 유연하셨다"며 "가슴 속엔 뜨거운 용광로를 간직하셨지만 늘 소탈하고 겸허한 웃음으로 후배들을 대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박 시장은 또 "우리가 혹여 잘못된 길에 들어서거나 방심했을 때는 어김없이 회초리가 돼주셨다"며 "(제가) 시장이 되고 자문위원회를 조직하는데 여성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기사를 보고 (박 전 이사장이) 저를 혼내셨다.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어디에서 그런 회초리를 맞을 수 있단 말이냐"며 "한 시대가 저물었고, 한 시대의 스승을 잃었고, 한 시대의 좌표를 상실했다"고 애도를 표했다.

고인 약력 보고 후에는 고인의 생전 육성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1분 여 가량의 녹음된 메시지에서 박 전 이사장은 "참 행복했다"며 "한마디의 말을 남기고 싶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박 전 이사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이곳 저곳에서는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렸다.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故 박영숙 전 안철수 재단 이사장 발인에 참석한 문재인, 한명숙 민주당 의원이 운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3.5.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 17일 새벽 향년 81세로 암 투병 중 별세한 박 전 이사장은 평양 출생으로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후 기독교 여자청년회(YWCA) 등에서 여성운동과 시민운동에 투신해온 한국 여성운동의 대모다.

1999년에는 우리나라 시민사회 최초 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을 만들어 여성 인권 신장에 기여했다. 1987년에는 평민당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활동,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13대 국회의원, 평민당 부총재, 총재 권한대행 등을 지냈다.

말년에는 미래포럼과 여성평화외교포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설립한 안철수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해 건강이 악화되면서 9개월 전부터 병원에 입원해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ke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