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국회 앞둔 여야, 경제민주화 등 놓고 전운
'甲乙' 논란도 가세…윤창중·통상임금·사법개혁·정치쇄신 등도 복병
19대 국회 2년차를 맞아 원내대표 등 지도부 상당수를 재구축한 여야가 6월 국회에서 맞붙는다.
대선 이후 새정부 출범부터 4월 국회까지 이어진 올해 정국이 워밍업 차원이었다면 9월 박근혜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6월 국회에선 정국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여야의 힘겨루기가 한층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가깝게는 10월 재보선부터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이 점차 가시권에 들어올 시기여서 여야 모두 쉽게 물러설 입장이 아니다.
6월 국회를 앞두고는 이 같은 정국 시간표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여야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우선 4월 국회에서 첫발을 뗀 경제민주화 입법 전쟁은 이미 2차전을 예고한 상태이고, 여기에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불붙은 이른바 '갑을(甲乙) 관계 논란'이 경제민주화 이슈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됐다.
여야는 4월 국회에서 하도급법 개정안 등 일부 경제민주화 법안을 처리했지만 상당수 법안들은 6월 이후로 미뤄놓았다.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에만 해도 4월 국회 막바지 여야 이견으로 처리가 불발된 프랜차이즈법(가맹사업법 개정안),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정보분석원(FIU)법 등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들은 정무위 전체회의를 여야 합의로 어렵사리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FIU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막판 이견을 노출하면서 함께 처리가 보류됐다.
여야는 6월 국회에서 이들 정무위 소관 법안들을 우선 처리할 방침이다.
정무위는 이와 함께 경제민주화 핵심 사안으로 꼽히는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방지법과 금산분리 관련 법안 등에 대해 6월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방침이어서 여야는 물론 정부와 재계 등의 이견까지 아울러야 하는 고차 방정식을 풀기 위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최근 급속히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이른바 '갑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들도 6월 국회 현안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지난 15일 제품밀어내기 등 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과 손해의 3배 범위 안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내용의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대리점 본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대리점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하고 표준대리점 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대리점거래공정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인 이종훈 의원 역시 불공정한 '갑을 관계' 해소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전면 확대 △집단소송제 전면 도입 △사인의 행위금지청구 제도 도입 △공정위 결정에 대한 고발인(신고인)의 불복기회 부여 △내부고발자 보호 및 보상 강화 등 5대 개선사항을 반영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야가 이 같은 경제민주화 및 갑을 관계 개선을 위한 입법에 있어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실제 입법 논의 과정에서 신중론·현실론과 강경론이 대치할 가능성은 여전해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갑의 횡포' 문제를 고리로 '을을 위한 민주당'을 천명, 확대된 경제민주화 전선에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에서 제시된 경제민주화 공약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는 속도도절론 역시 적지 않아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 역시 여야가 6월 국회에서 맞닥뜨릴 현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이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미국 측의 수사 전개 등에서 추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윤창중 사건'은 언제든 정치적 공방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사건 초기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고, 새누리당은 이를 '정략적인 요구'로 규정짓고 있다.
향후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윤창중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6월 국회 의사일정의 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사법부의 잇따른 판결로 재계와 노동계 간 현안으로 떠오른 '통상임금' 문제는 6월 국회를 기점으로 정치권으로 무대를 넓힐 전망이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추세를 반영해 법제화할 경우 퇴직금과 수당 등의 산정에서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노사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 해법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이고 새누리당 역시 노사정 논의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명확히 포함시키는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어 여야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상설특검제 도입 등 검찰 개혁 방안 논의에 있어서도 6월 국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는 9월까지 활동하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그간의 탐색전에 이어 6월 국회에서는 논의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야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국가청렴위원회 설치 등 각론에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쇄신 과제 역시 6월 국회 화두 가운데 하나다.
여야는 정치쇄신 과제 총론에는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등 각론에서 이견이 상당수 있어 원내 지도부 사이의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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