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겨레말큰사전 편찬 통해 '말의 통일' 이뤄야"
23일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남북 간 서로의 체제와 문화, 사회상을 두루 반영한 '겨레말큰사전'이 편찬돼야 한다는 국어학자들의 제언이 나왔다.
23일 '제6회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이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남북한 사전 비교와 토착어로 문학 하기'를 주제로 개최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20년 전 통일부 장관으로서 한 일 중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개성공단 연결과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면서 "말의 통일은 뿌리의 통일"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충남대학교 교수는 "이념과 체제 등이 달라도 언중들이 사용하는 국어사전의 뜻풀이 원칙은 '쉽고 간편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남북의 언어는)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차이가 생기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예를 들면 '자본주의, 공산주의, 어버이' 등 양측 중 한쪽에서는 잘 쓰지 않는 어휘나 표현 등이 있다"면서 "분단 이후 남북 학자들이 처음으로 함께 편찬하고 있는 사전인 겨레말큰사전은 이러한 차이를 남북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조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병문 연세대학교 부교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언어를 통해 분단 이후 양쪽의 언중들이 80년 동안 각각 쌓아온 서로의 체제와 문화, 언어 감각을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라면서 "남의 '거위'와 북의 '게사니', 남의 '맷돌'과 북의 '망돌' 같은 말들이 서로 적대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봤다.
변영수 편찬사업회 부장 역시 "겨레말큰사전은 체제 분단 이후 남북 학자들이 처음으로 함께 편찬하고 있는 사전"이라면서 "통일이 되면 이 사전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합의했던 내용들이 통일 어문규범이나 문법을 작성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포럼은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주최 및 주관하고, 통일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후원하며, 유네스코 본부가 협력했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