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대암댐과 천상정수장에 왜 송수관을 연결했나

최근에는 울산시가 주장하는 ‘생태제방안’과 문화재청이 주장하는 ‘댐수위 조절안’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끼리 ‘대리전’ 양상을 보이며 지역사회의 분열까지 우려되고 있다.

그렇다면 울산시가 문화재청의 ‘수위 조절안’을 반대하는 핵심 논거는 뭘까.

울산시는 한국수자원학회의 수리모형실험 결과를 근거로 우선 청정수원인 사연댐의 물 공급이 줄어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수질이 떨어지는 낙동강물을 울산시민들이 더 먹는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댐 수위를 낮출 경우 홍수시 유속이 빨라져 반구대암각화 훼손이 더 가속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논거는 이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은 만큼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로 한 사안으로 차치하면 울산시의 반대 논리는 결국 물 문제로 귀속된다.

울산시는 울산시민들이 소비하는 하루 33만톤 식수 가운데 15만톤은 사연댐, 12만톤은 회야댐 등에서 끌어와 소비하고 나머지 6만톤 정도를 수질이 떨어지는 낙동강물을 먹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뉴스1이 확인한 결과 현재 울산시민들은 사연댐을 통해 18만톤, 회야댐을 통해 15만톤 등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회야댐을 통해 공급되는 하루 15만톤의 식수에 울산시 주장대로 하루 평균 6만톤의 낙동강물이 섞여 있느냐는 것이다.

울산시의 주장대로라면 해마다 평균 약 2200만톤의 낙동강물을 울산시민들이 먹는 셈이다.

물론 이 수치는 해마다 소비되는 낙동강물의 평균치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가변적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울산시 주장과는 많이 달랐다.

회야정수장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 1091만톤, 2011년 570만톤, 2012년 195만톤, 올해 134만톤 등 낙동강물이 회야댐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야정수장 관계자는 “회야댐에서 낙동강물을 받는 것은 보통 봄 가뭄이 지속될 때”라며 “올해도 2월에 약 10일 정도 낙동강물을 받았지만 현재 상황을 볼 때 추가적인 유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울산시가 주장하는 하루 6만톤(연2200만톤) 유입 주장과 현재 상황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민 일부에서 주장하는 “식수로 부적합한 썩은 4급수 수준의 낙동강물이 제공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는 많이 달랐다.

울산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회야댐에 공급되는 낙동강물은 2~3급수”라며 “4급수 물이 회야댐에 공급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K-water(옛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낙동강물의 오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서낙동강물이 합류하는 하류지역이지만 울산으로 낙동강물이 유입되는 곳은 상대적으로 수질이 좋은 상류지역의 양산 원동취수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울산시는 향후 발생할 물(식수) 소비 증가에 대비해 부족분을 낙동강물로 채우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이미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수도본부에 근무했던 울산시 공무원은 뉴스1 취재진과 만나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이 공무원이 밝힌 낙동강물의 울산지역 공급루트는 2군데였다.

낙동강물은 원동취수장에서 회야댐, 원동취수장에서 대암댐 등으로 공급되고 있었다.

그는 “대부분 낙동강물로 채워지는 대암댐물은 흔히 공업용수로만 사용되는 것으로 알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며 “물 부족이 심해지면 대암댐 물을 천상정수장으로 보내 식수로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천상정수장에는 일반정수시설과 고도정수시설이 설치돼 대암댐에서 공급되는 물은 고도정수시설로 처리하게 된다”며 “수백억원을 들여 대암댐과 천상정수장 사이에 송수관을 연결하고 고도정수시설을 설치한 이유는 물 부족에 대비해 대암댐물을 식수로 전환해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대암댐에 공급되는 물은 공업용수용이지만 회야댐에 식수용으로 제공되는 물과 수질 차이가 없는 2~3급수이기 때문에 식수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암댐 물의 식수 전환은 불가하다는 울산시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설명이다.

이런 사실은 K-water(옛 수자원공사) 관계자도 인정했다.

K-water 관계자는 “울산시의 요청으로 대암댐물을 천상정수장으로 식수용으로 종종 공급했다”며 “가격은 사연댐물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낙동강물을 받고 있는 회야정수장도 노후된 제1정수장의 시설 개선작업을 연말까지 완료해 하루 20만~22만톤의 식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회야정수장 관계자는 “회야정수장의 하루 최대 정수능력은 1정수장과 2정수장을 합쳐 27만톤 정도이지만 보통 70~80%까지만 생산한다”며 “현재 시설 개선작업이 진행되는 1정수장을 부분개통해 하루 12만톤 생산하던 물의 양을 15만톤으로 늘려 생산하고 있고 연말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20만~22만톤을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울산시의 주장대로 회야댐의 하루 물 공급능력이 12만톤에 불과하다면 연말에 추가 생산되는 식수 8만~10만톤의 부족분은 낙동강물로 채울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실제 회야정수장에서 내년부터 20만~22만톤의 식수를 공급할 경우 하루 18만톤을 공급하는 사연댐 수위를 낮춰 울산시의 주장대로 6만톤이 감소하던 K-water의 주장처럼 3만톤이 감소하던 울산시의 식수 공급능력은 오히려 현재 하루 소비량 33만톤을 훨씬 넘어서게 된다.

울산시는 수요증가, 기상이변 등 변수로 향후 발생할 물 부족에 대비해 그 부족분을 공업용수용 낙동강물을 저수하는 대암댐에서 공급받거나 회야댐의 낙동강물 추가 공급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수백억원을 투입해 시설개선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결국 울산시는 향후 발생할 물 부족에 대비해 낙동강물 공급 확대에 맞춰 시설을 확보하고는 사연댐 수위를 낮췄을 때 발생하는 부족분은 절대 낙동강물을 받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황 때문에 울산시가 '생태제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물(식수) 문제를 과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울산시의 한 공무원은 “울산시는 낙동강물의 추가 공급을 전제로 이미 사연댐 물 공급이 줄더라도 상쇄하고도 남을 정수시설과 물 공급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며 “울산시가 맑은 물 확보 차원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를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경우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거나 낙동강물을 먹으면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jourl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