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울산' 세계 역사문화도시 디딤돌되나

청와대 수석, 보존방안 '先 댐수위 조절' 내정 시사
朴대통령, '암각화 문화유산등재' 공약 실천 가속화

국보 제285회 울산 반구대 암각화. 사진은 서양화가 김인숙의 작품 ‘반구대암각화’ © News1 뉴스1 포토뱅크(변의현 기자)

산업수도 울산의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의 도약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10여년을 끌어온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논쟁이 청와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서 박근혜 새 정부의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및 선사유적공원 조성 노력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2일 지역 유력 일간지에 따르면 청와대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책과 관련해 우선 댐수위를 조절해 암각화를 보존하고 그와 병행해 울산 맑은 물 대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키로 방침을 정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21일 청와대 출입 지방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선 사연댐 수위조절 외엔 대안이 없다”며 “수문설치를 통해 일단 물에서 건져 올린 뒤 곧바로 울산권 맑은물 공급사업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울산시와 여권 지도부의 제방설치안에 대해서는 “정부 유관부처와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실적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문화재청의 사연댐 수문설치를 통한 수위조절안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대해 제방설치안을 고수하고 있는 박맹우 울산시장은 22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회견을 갖고 “유일무이한 울산의 청정상수원을 사실상 없애는 선수위 조절안은 절대 불가하다”며 문화재청의 '수위 조절안'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박 시장은 “정부 일각에서 먼저 수위 조절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한 뒤 "수위조절하는 것이 아니다. 댐을 폐기하는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22일 오후 반구대 암각화 보존 관련 지역 일간지 보도와 관련해 긴급 회견을 갖고 '청와대의 先 댐수위 조절은 절대 불가하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사진제공=울산시© News1

특히 “이번 보도를 확인한 결과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이 ‘사실과 다르다. 총리실에서 절차를 진행 중인데 어떻게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느냐’고 말했다”며 보도의 진위에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비록 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태 해결을 위해 청와대가 중재에 나섰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모철민 수석의 발언은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가 이미 내부적으로는 문화재청의 댐 수위 조절안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청와대의 그 같은 행보는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오래 전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온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문화재 보존과 관련해 초강경 원형보존론자인 변영섭 고려대 교수를 첫 문화재청장으로 임명한 것.

그것은 곧 주변형상 변경없이 암각화를 보존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실제로 변 청장은 후보시절부터 박 대통령과 암각화 보존에 대해서는 서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 왔던 것으로 잘 알져져 있다.

그런 가운데 제방설치안의 중심에 선 박맹우 울산시장은 내년 6월이면 3선 연임의 임기가 다해 자동적으로 물러나야 하는 만큼 이번 청와대 결정에 대해 울산시가 반대를 하더라도 결국 암각화 보존은 청와대의 의지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울산시의 협조여부에 따라 그 시기가 조금 빨라지거나 느려질뿐 이런 흐름을 뒤바꿀 동력이나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경관© News1 이상길 기자

때문에 향후 반구대 암각화 보존은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과 연계돼 추진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종적으로는 선사문화유적공원 조성을 통해 산업수도 울산이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핵심공약 가운데 하나로 취임 직후에는 선결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문화재청은 지난달 11일 암각화 현장방문에서 명승지정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거쳐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선사문화유적공원 조성을 통해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해 22일 울산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협의회 주최로 개최된 ‘반구대 암각화 보존 관련 시민단체협의회 정책토론회’ 참석을 위해 울산을 찾은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도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을 겸하고 있는 황 소장은 발제에 앞서 인사말에서 “울산에 도착해 박맹우 시장이 주축이 돼 잘 살린 태화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태화강을 살리듯 100분의 1만이라도 반구대 암각화에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 암각화가 저 지경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할 정도로 대단히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울산에 세계적인 선사문화유적공원이 들어서 울산과 울산시민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처용무와 연결해 울산과 경주는 선사유적 실크로드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lucas02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