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구서 일본군과 전투 벌였던 '민초의병' 김선이

추석 벌초로 드러난 제천 20대 민초의병의 삶과 희생

발굴 당시 김선이 의병 묘소(좌)와 발굴 성역화 된 김선이 의병 묘소(우).(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제천에서 활동했던 이름없는 민초의병이 추석을 앞두고 추진된 의병묘소 벌초과정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젊은 민초의병은 '의로운 정신'을 바탕으로 의병장을 보좌 했던 것으로 드러나 의병정신의 핵심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동안 제천시는 이소응(李昭應·1861~1928) 의병대장을 비롯한 경암 서상렬, 신광묵, 이범우, 강순희, 박여성 의병 등 지역 의병묘소 23곳을 해마다 2회씩 벌초, 관리해 왔다. 특히 이름 없는 의병묘소도 발굴해 성역화하고 비석 세우기 등 공적을 기리고 있다.

올해 역시, 추석 전 민초의병들이나 관리되지 않은 묘소를 직접 발굴해 벌초했는데, 이중 20대였던 이름없는 김선이( ? ~1896 ) 의병의 삶과 희생은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김선이는 충북 단양 출신인 서상열(1854~1896) 의병장의 시종이었다. 서상열 선생을 따라다니며 충청·경기·강원·경상도의 여러 전투에 참여하며 공을 세웠다.

서상열 선생은 군사를 이끌고 강원도 양구군의 한 지역에서 일본군을 만나 전투를 벌였다. 서상열은 1896년 7월 22일 강원도 화천군의 골짜기로 들어가 전투를 벌이던 중 적의 기습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순국했다.

당시 서상열 시종이자 그를 보좌하던 20대 김선이는 "이곳에서 피하라"는 서상열의 명명에 불응했다. "어찌 주인이 총을 맞았는데, 나 혼자 살겠다고 주인을 버리고 도망칠 수 있느냐"며 서상열의 명령을 거부했다.

김선이는 서상열이 전투에서 순국하자 시신을 붙들고 적과 대치했고, 결국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1995년 김선이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고, 그의 묘소는 제천시 봉양읍 구곡2리에 있는데 서상열 묘소 바로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름 없는 민초의병들의 희생을 기리고 앞으로 후손 없는 의병들의 묘소를 발굴·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천시는 2011년부터 의병 묘소 관리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14년에는 '제천시 의병 묘지 관리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k-55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