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드론 살포…세종 19개 농가 14만㎡ 벼 고사 '날벼락'

지난달 28일 농협 살충제 대신 뿌리는 '실수'
농민들 거센 항의, 보상 방안 논의

제초제 살포해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벼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농협이 벼 병해충 드론 방제작업을 하면서 살충제가 아닌 제초제를 논에 살포해 벼 잎이 말라 죽는 사고가 났다.

7일 세종시와 전의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동면 일대 농가 19곳에서 논에 심어 놓은 벼 잎이 누렇게 고사하는 약해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피해 면적만 14만 9000㎡에 달했다.

이 사고는 농협이 병해충 드론 방제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제초제를 살포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당시 농협의 위탁을 받은 업체는 전날 드론 17대를 동원해 전의면 일대 논 318만 5000㎡에 병해충 방제 작업을 했다.

이 가운데 드론 1대에서 제초제가 살충·살균제에 섞여 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 급히 회복제를 뿌렸지만, 회생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농민들은 면사무소와 농협을 찾아 항의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 측도 일단 과실을 인정하고 오는 8일 피해 농민들과 만나 보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농민 직접 피해액이 2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어서다.

농민들은 직접 피해보상과 함께 토양 검사도 요구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적절한 보상은 당연하다"며 "정확한 방침은 내일 농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나서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농협에서 (업체의) 실수를 인정하고 농민들과 대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상 상황을 지켜보고, 농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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