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도 하나의 출동"…도민 안전 지킴이 구은진 소방장의 또 다른 현장

[소방의 날 인터뷰] "홍보는 국민 생명 지키는 예방 최전선"

구은진 소방장.2025.11.9/뉴스1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홍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예방의 최전선입니다. 소방의 진심을 알리는 일도 또 다른 현장 활동이라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방'하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소방대원들은 화재나 각종 재난 현장, 구급·구조 현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소방의 날(11월 9일)'을 앞두고 만난 구은진 소방장(31)도 조금은 다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로 홍보다.

그는 전북119안전체험관 교관이자 전북소방본부 홍보인력풀 '쇼츠 TF'의 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짧은(쇼츠) 영상을 통해 '안전 메시지'를 전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홍보인력풀이란 홍보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도민에게 공감과 신뢰를 줄 수 있는 홍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조직이다. 현재 쇼츠·다큐·드론·AI 등 총 4개 분야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 구 소방장이 맡은 쇼츠 TF는 비번일마다 자율적으로 모여 최근 유행하는 콘텐츠나 화제 트렌드,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나 안전 메시지를 정한다. 그리고 재미와 공익성을 동시에 담을 콘셉트를 기획하고, 직접 촬영 일정과 장소·출영 대원까지 섭외한다.

구상된 아이디어는 촬영 당일 5~6편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되며, 완성된 콘텐츠는 주 1회 또는 격주 단위로 전북소방 공식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다.

홍보는 구 소방장에게도 낯선 영역이었다. '소방에 홍보가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근무하면서 아무리 훌륭한 대응체계와 장비를 갖추고 있더라도 시민에게 안전 의식과 예방 의식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언제나 긴박하고, 수많은 이야기가 있는 현장 속 소방관들의 헌신을 알리고도 싶었다. 소방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시민들이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래서 구 소방장은 쇼츠 TF 조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시민이 먼저 예방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그 지점을 메우는 게 바로 소방 홍보의 역할"이라며 "'국민의 일상에 안전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보이지 않는 현장까지도 빛을 비춰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은진 소방장이 전북119안전체험관에서 소화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2025.11.9/뉴스1

구 소방장에게 홍보는 단순히 '알림'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사고 예방과 소방관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는 "한 번의 홍보로 시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고, 한 장의 포스터가 화재를 예방할 수도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홍보는 또 다른 형태의 현장 출동이자 수많은 사고를 미리 막는 일이기도 하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예방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보람도 느낀다. 그는 "'체험관 교관으로 N년차 다니고 이룬 것들'이라는 짧은 홍보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많은 시민에게 공유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체험관에 찾아오는 모습을 보며 '홍보가 또 하나의 안전교육이 될 수 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구 소방장은 앞으로도 홍보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예정이다. 또 다른 현장이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매진할 계획이다.

구 소방장은 "앞으로도 소방을 더 친근하게, 안전을 더 쉽게 전달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소방의 진심이 전해지고, 도민이 함께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안전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11월 기준 전북소방의 유튜브 팔로워 수는 1만3161명으로, 지난해(12월 4428명)보다 197.2% 증가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