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만 서식하는 특산식물 70여종…심화연구 나서야"

식물학자 현진오 박사, 제주어연구소 아홉돌 기념 강연회

식물학자 현진오 박사가 5일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개소 아홉돌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2025.8.5/뉴스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92종 중 42종이 제주에 자생하고, 서식하는 특산식물에 대한 분류학적 심화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식물학자 현진오 박사는 5일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개소 아홉돌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제주도 특산식물상과 왕벚나무 국명'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특산식물 373 분류군 중 제주에는 깔끔좁쌀풀, 왕벚나무, 제주고사리삼속, 제주괭이눈, 한라돌쩌귀, 한라투구꽃 등 70여 군이 자생하고 있다. 아직 특산식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재검토가 필요한 식물도 20종에 이른다.

현 박사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92종 중 42종이 제주에 자생하고 있고, 이 중 제주고사리삼, 한라솜다리, 한라송이풀, 한라장구채 등이 제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라며 "이외에도 아직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식물들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제주특산식물에 대한 분류학적 심화 연구를 통해 논란이 있는 식물들의 실체를 명확히 하고, 제주자원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활용해야 한다"며 "제주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통해 특산식물을 자원화, 산업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박사는 이날 전 세계에서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인 제주왕벚나무를 '왕벚나무'로 명명해야 한다고도 피력했다.

현 박사는 "제주왕벚나무는 과거 문헌에는 어디에도 없는 이름으로, 제주와 일본의 왕벚나무가 서로 다른 교잡종이라는 게 발견된 이후 급하게 지어진 것"이라며 "일본의 예에서 보듯 나무가 가지는 문화적 힘은 매우 크고, 문화적 활동에 활용할 이름은 간단하고, 쉬워야 한다. 제주왕벚나무 보다는 '왕벚나무'라는 국명이 활용 가치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인 현 박사는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순천향대학교 보전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식물학자다. 현재 재단법인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