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시계획위, 회의 중 의원 쓰러졌는데\도 '강행' 논란

시의회 "사람이 먼저란 상식 지켜야"
市 "무조건 중단·연기는 무책임 행정"

고양시의회 청사.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고양시가 주관하는 회의 진행 도중 시의원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가는 응급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시에서 회의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시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18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열린 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 중 임홍열 시의원이 고혈압 쇼크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에 회의는 정회됐고 임 의원은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임 의원은 올해 초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 도시계획위원장인 이정화 제2부시장이 임 의원 이송 후 20분 만에 회의를 재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운남 시의회 의장은 17일 성명을 통해 "의원이 회의 도중 쓰러졌는데, 그걸 보고도 회의를 멈추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아무리 안건이 중요해도 사람이 먼저라는 상식은 지켜야 한다"며 이 부시장에게 유감을 표했다.

최규진 민주당 대표의원도 "누구든 쓰러진 이가 있다면 회의를 멈추고 함께 걱정하고 대처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이며 고양시 공직자로서 자세"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는 18일 배포한 자료에서 '무리한 강행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시는 "의원이 쓰러진 직후 회의는 정회됐고 응급조치와 병원 이송이 모두 마무리된 뒤 회의 재개 여부에 대해 논의한 뒤 다수 위원 동의를 받아 재개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는 "해당 회의엔 시민 재산권과 생활권이 직결된 중대한 안건 3건이 상정돼 있었고, 당시 두 번째 안건을 심의 중이었다"며 "심의를 계속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무조건 회의를 중단 및 연기하는 것은 또 다른 무책임한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임 의원은 건강 상태가 호전돼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