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이런 가뭄은 처음"…소방차 급수차 등 총동원 안간힘

2017.6.19/뉴스1 자료사진

(경기=뉴스1) 이윤희 이상휼 기자 = "살다 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일세. 이러다 올해 농사 다 망쳐버릴까 걱정이야."

경기 안성시 금강면 장중리 마둔저수지 옆에서 만난 한 농민의 하소연이다.

19일 취재진이 찾은 마둔저수지 상류는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하류쪽도 사정은 마찬가지. 간간이 물이 고인 곳이 있긴 했지만 농가에 물을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마둔저수지를 지나 안성시내로 향하는 지방도(325번) 주변 논과 밭에서는 시와 군에서 지원 나온 살수차가 물을 대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성철씨(54)는 "매일 살수차가 나와 물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성면 일대 사정은 더 심각했다. 산 중턱까지 살수차 이동이 안돼 관정을 파 논에 간간이 물을 대는 실정이었다.

덕봉리 한 논에서 만난 김영철씨(61)는 100여m 호스를 우물과 연결해 논에 물을 대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는 계속되는 가뭄과 폭염으로 지쳐 있기보다는 근심걱정이 가득해 보였다.

김씨는 "그나마 우리는 좀 나은 형편이야. 우물이라도 팔 수 있으니. 딴 곳은 지하수가 부족해 관정작업도 못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는 몇십년 동안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가뭄이 지속되면 일년 농사를 다 망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안성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하루 138대 살수차를 이용해 논과 밭에 물을 대고 있다. 또 지하수 등 관정개발이 필요한 28곳 중 18곳을 마무리한 상태다.

19일 가평군 대곡리 최철화씨 농가에서 김성기 군수가 긴급 농업용수를 쏟아붓고 있다. ⓒ News1

가평군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가뭄 피해 지역이다. 해마다 가뭄 피해에 시달리다 보니 가평 농민들은 자구책으로 배수펌프를 각자 마련했다.

지난주까지 가평읍 대곡리 최철화씨의 논은 바닥이 바둑판처럼 갈라져 모내기를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다행히 김성기 가평군수가 19일 전격 방문해 긴급 농업용수를 공급해 한숨 돌렸다.

마른 논에 물을 콸콸 쏟자 늪지처럼 물웅덩이가 생겼다. 논은 마치 사막을 헤맨 사람처럼 물을 허겁지겁 빨아들였다. 뙤약볕 속 밀집모자를 고쳐쓰며 연신 땀을 닦던 농부 최씨는 모처럼 웃었다.

김 군수는 최씨의 농가를 둘러보며 어려움을 듣고는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겠다"고 단비 같은 격려를 해줬다.

가평군 상면의 한 골프장은 농민들에게 잔디관리용 물을 공급했다. 이 지역 농민들은 "비가 안 내려 골프장도 속이 탈 텐데 선심을 베풀었다"며 고마워했다.

문제는 밭농사다. 가평읍내서 콩농사를 짓는 농민 이모씨(55)는 "콩을 심을 수가 없다. 가뭄에 콩 나듯 한다는 옛말이 요즘처럼 마음 아프게 다가온 적이 없다"며 "곧 다가올 장마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농민들에게 "농업재해 발생이 증가하면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미리미리 가입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보험가입 마감이 5월8일로 너무 이르다. 농민들은 언제나 풍년을 기원하면서 농사를 시작하지, 비관적으로 가뭄 피해를 예상하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며 "보험가입 기한을 늘려주거나 미처 가입 못했을 경우 구원해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주면 고맙겠다"고 요청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오전 집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가뭄 피해 극복 단기, 중기,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와 시군은 가뭄에 따른 논·밭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재 급수차 등 2154대(급수차 1729대, 소방차 409대, 레미콘 16대)를 이용해 3만2000톤의 물을 논과 밭에 공급 중이다. 가뭄이 지속될 경우 물백, 양수기, 송수호스, 급수차 임차비 등 총 50억원의 비용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