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근 시인 '문학들' 제3회 올해의 작품상 수상

'물 한 잔이 놓여 있다'…"생의 끝단에 매달린 떨림, 섬세하게 수집"
'문학들'창간 20주년 기념식…14일 광주 동구미로센터 미로극장

한종근 시인/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는 종합 계간문예지 '문학들'의 제3회 올해의 작품상으로 한종근 시인의 '물 한 잔이 놓여 있다'가 선정됐다.

'문학들' 편집위원회는 오는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미로센터 미로극장에서 창간 20주년 기념식과 함께 한 시인에 대한 올해의 작품상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문학들' 올해의 작품상은 직전 1년 동안 계간 '문학들'에 발표된 광주·전남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순수문학상으로 예심과 본심을 거쳐 한 시인의 '물 한 잔이 놓여 있다'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수상작에 대해 "생의 끝단에 매달린 떨림을 섬세하게 수집한 작품"이라며 "물잔처럼 깨지기 쉬운 일상의 사물 속에서 간절한 생의 의지를 정갈하게 담아냈다"고 평했다.

이어 "한종근의 시는 어떤 거창한 기획이나 연출로 메타포를 소모하기보다는 내 곁의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닦고 닦아 반드시 본연의 빛을 뿜어내게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은 시인과 일상을 함께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만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한 시인은 "나를 나 아닌 듯 잊고 있을 때 눈물처럼 흘러나오는 세상에 던져진 적나라한 나를 발견하면 허공을 디딘 듯 한없이 허전하기도 하지만 가슴이 벅차올라 뿌듯하기도 하다. 내 수준은 거기까지다. 새어 나오는 눈물이 마르지 않기를 바라고 동검을 벼리듯 알몸에 붙은 불순물들을 닦아내는 것, 그러기 위해 내 울음 터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종근 시인은 2020년 '시와문화'로 등단하여 첫 시집 '달과 지구 아내와 나'를 펴냈다.

이날 행사는 김준태,나종영 시인의 격려사에 이어 최미정,신남영,전경숙 시인의 시낭송, '올해의 작품상' 시상식 등으로 진행된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