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 여친 부모 살인·미수 고교생 징역 20년 선고

광주지법 "사회 장기 격리 필요" 법정최고형

법원은 이 고등학생이 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가정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점에서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홍진호)는 23일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를 살해하려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 등)로 구속기소된 고교생 문모(17)군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군의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10년도 함께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군에게 무기징역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지만 18세 미만의 소년범인 점을 고려할 때 법정최고형인 징역 20년을 내렸다.

징역 20년은 현행법상 문군처럼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살인을 저질렀을 때 선고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형량이다. 성인의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범행 경위와 내용을 살펴보면 술을 마셨더라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집착·폭력성향을 보이며 모텔로 데려간 것도 모자라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에게 잔혹하게 흉기를 휘두른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의 범죄로 한 가정이 완전히 해체될 정도로 피해자와 가족들이 커다란 신체·정신적 피해를 입은 점,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 피해자 측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린 소년임을 감안하더라도 엄히 처벌해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해야 한다"며 징역 20년 선고 이유를 강조했다.

검찰도 최근 문군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 ▲피해자 가족의 충격 ▲재범 가능성 등을 이유로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문군은 2월 20일 오전 2시45분께 전남 강진군 군동면 오모(58)씨의 집에서 흉기로 오씨를 수 차례 찔러 살해하고, 오씨의 아내(54)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문군은 자신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여자친구(19)를 만나려고 집으로 찾아갔다가 여자친구의 부모인 오씨 등을 상대로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문군은 범행 당시 오씨 부부에게 "딸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죄값을 치르는 것이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kim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