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임을 위한…' 기념곡 지정노력 지금부터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널리 울려퍼졌지만 공식 식순에서 '제창'은 없었다.
국가보훈처의 경직된 일처리와 고집 때문에 5년만에 현직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의미도 크게 퇴색된 것은 물론 두 군데서 기념식이 치러지는 등 행사 자체도 '반쪽'으로 전락했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5·18 33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광주시와 5월 단체를 비롯한 각계의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식 제창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
특히 기념식을 이틀 앞둔 16일에야 이 노래를 올해 5·18 기념식에서 제창이 아닌 합창단 공연으로 공식식순에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장기간 갈등을 조장했다.
보훈처는 이같은 방침을 발표하면서 "5·18 관련 단체와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합창단이 부르고 참석자 중 원하는 사람이 부를 수 있는 '절충안'이다"고 설명해 비판을 사기도 했다. 보훈처는 광주시민들과 5월 단체들의 의견은 고려하지 않고 5·18 공식 기념곡 공모를 위한 4800만원을 올해 예산으로 편성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점 등을 들어 올해 5·18 기념식이 끝난 후 기념곡 지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5·18 기념식을 앞두고 드러난 보훈처의 태도는 이같은 방침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이날 기념식에서 박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5·18이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정부 뿐만 아니라 광주시 등 지자체, 5월 단체 등이 지금부터 지혜를 모아 내년 34주년 기념식을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준비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식에서 '기념곡' 지정을 놓고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모습이야말로 5·18 희생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욕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날 기념식을 지켜본 5월 단체 한 관계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하려는 보훈처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이 노래가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씁쓰레 내뱉은 소감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다.
kim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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