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만나기 전 AI와 먼저…초진 면담 지원 기술 개발
KAIST-강남세브란스병원 공동연구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정신과 환자가 느끼는 '문턱'을 낮출 수 있는 인공지능(AI) 지원 기술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산업디자인학과 이탁연 교수 연구팀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초진 면담은 정신과 진료의 핵심 단계로 꼽히지만 제한된 시간과 환자의 불확실한 응답으로 핵심 정보를 춤분히 수집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전 AI와 먼저 대화하며 자신의 증상과 상태를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AI가 환자 응답에 따라 대화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AI는 환자의 답변을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전문 의료 지식과 대조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다음에 물어봐야 할 핵심 질문을 생성한다.
특히 이 시스템은 단순한 문답을 넘어 공감 표현, 환자의 말을 다시 정리해주는 재진술, 모호한 내용을 짚어주는 명확화와 같은 실제 상담 기법을 구사한다.
성능 검증을 위해 진행한 1440명의 가상 환자 실험 결과, 대부분 사례에서 단 30분 이내에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효과적으로 확보해냈다.
AI는 수집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증상과 잠재적 질환을 한눈에 보여주는 임상 대시보드를 생성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의사는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환자의 상태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해 실제 진료 시간에는 환자와의 심층 상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AI를 의사의 대체재가 아닌 '똑똑한 보조자'로 정의했다는 점이다. AI는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정보 수집 과정을 담당하고,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협력 모델이다.
연구팀은 AI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파악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데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종 판단은 반드시 숙련된 전문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진 교수는 "AI가 초진 단계의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깊이 있는 상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진료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국제 학회 'ACM CHI 2026'에서 발표됐다.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디지털 콜럼버스 프로젝트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jongseo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