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조직에 대포통장 넘긴 일당…자금세탁 규모 1조5000억

20대 모집총책 등 16명 검거해 10명 구속
176개 통장 팔아넘겨 보이스피싱·온라인도박 범죄 도와

충남경찰청 전경. / 뉴스1

(충남=뉴스1) 최형욱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불법 온라인 도박을 일삼는 범죄조직에 170개가 넘는 대포통장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은 전자금융거래법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모집총책인 20대 양 모씨 등 1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3년부터 허위 법인을 설립해 친구 또는 가까운 지인들을 통장 모집책으로 고용한 뒤 이들로 하여금 은행 계좌를 개설하게 해 1인당 20만~30만 원을 지급하고, 범죄조직에 통장을 넘기면서 매월 통장 1개당 300만~4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범행을 통해 이들이 유통한 대포통장은 176개에 달했으며, 범죄조직은 통장을 통해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범죄 수입을 자금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법인 계좌가 입출금 한도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설립된 법인의 지점을 또 설립하는 방식으로 통장 개설 수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통장을 개설해주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인되면서 다단계 형태로 통장 개설 수가 늘어났다”며 “자금세탁 액수는 현재 밝혀진 것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4월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수사에 나선 끝에 지난달까지 전국을 돌며 관련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은 모든 범죄의 출발점으로 해외 조직과 연계된 불법 계좌 유통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근절하겠다”며 “범죄조직의 자금세탁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피의자들이 유통한 불법 통장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choi409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