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위해 고군분투하던 선생님이었는데" 추석 앞두고 중학교 교사 숨져

4일 자택서 극단적 선택…장기간 업무 과중 고통 호소
유족·교사노조 "교육 현장 구조적 문제, 대책 마련해야"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과도한 업무로 고통을 호소해 온 중학교 교사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충남교사노조와 아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교 교사 A 씨(41)가 쓰러진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유족들은 A 교사가 평소 과중한 업무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지난해부터 학교에서 시청각계(방송) 업무를 맡은 A 교사는 방송 장비가 노후해 육체적으로 힘든 환경에 놓였다.

방송 송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내 이곳저곳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해당 학교는 교실 수가 60개에 달했다. 유족들은 스마트폰에 확인된 하루 평균 걸음 수가 학교에서만 1만 보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지난 6월에는 교권 침해가 발생한 학급의 임시 담임을 맡아야 했고, 최근에는 담당자 공석으로 인한 추가 업무까지 수행해 심리적, 신체적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불면증에 시달려 추석 연휴를 마치고 신경정신과 진료를 예약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동료 교사는 "학생들이 차질 없이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고군분투했다"며 "마지막까지 학생 걱정을 하던 선생님이었는데, 끝내 심신의 고통을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충남교사노조는 A 교사의 죽음에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 현장의 구조적 실패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재영 충남교사노조 위원장은 "선생님은 건강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학생과 학교를 먼저 생각하며 묵묵히 책임을 다하셨다"며 "고인의 삶과 발걸음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교사들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는 제도적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과 교사노조는 김지철 충남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대책 마련과 순직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