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보복살해 3차 공판, 심신미약·보복성 놓고 공방

"성씨 정상이었다" 증언에 성씨, "증언 신뢰성 문제 있다" 반박

여성장애인 보복살해사건 가해자 엄정처벌 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11시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파렴치함을 보이는 가해자 성모씨(62)를 엄정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News1 임정환 기자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판사 안병욱)가 22일 230호 법정에서 여성장애인 보복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성모씨(62)에 관한 3차 공판을 진행한 가운데 쟁점사항인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과 보복살해 여부를 놓고 검찰과 성씨의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검찰은 기존 신청했던 피해자의 전남편 김씨와 성씨가 범행에 앞서 살해당한 A씨(38·여·뇌성마비 1급) 주거지를 탐색하기 위해 탔던 택시와 범행 직후 도주하려고 탄 택시 운전기사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성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음을 주장했다.

반면 성씨는 변호사와 함께 당시 택시에서 성씨와 기사들이 나눈 대화가 녹음된 택시 블랙박스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증인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성씨는 이날도 2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면도하지 않아 수염이 덥수룩하게 기른 상태에서 법정에 나타났으며 불편한 걸음걸이로 의자와 칸막이, 문틀 등을 계속 짚어가면서 법정에 들어섰다.

검찰은 성씨가 범행에 앞서 그리고 범행 당시 탄 택시 운전기사를 잇달아 증인석에 앉혀 성씨가 택시 이용 당시 흥분 또는 불안, 초조 상태였는지, 술 냄새 등으로 미뤄볼 때 음주상태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택시기사들은 이에 대해 한결같이 “일반 승객과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술 냄새도 나지 않았다”며 “나중에 성씨 범행을 알고 나서 소름이 끼쳤고, (자신과 자신이 몰던 택시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에) 지금도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A씨 전 남편 김씨는 성씨와의 대면증언을 꺼려 성씨가 퇴정한 상태에서 진술했으며 사건 발생 후 성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A씨가 원한 살 일이 없고, 과거 성씨가 다른 남성장애인에 대한 상해치사혐의로 잡혔을 때 (A씨로부터) (너네)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는데 위험하다고 느껴 늘 염두에 두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성씨가 다시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사회에 나오게 된다면 아들까지 위험하다는 주변의 우려가 크다”며 “성씨는 사회와 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씨 변호사 측은 택시기사들이 성씨의 이상행동을 미처 눈치채지 못한 것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성씨가 A씨 주거지 근처에서 A씨를 기다리며 택시 실내등을 켜지 못하게 하는 등 과민반응을 보였는데 이 부분은 일반승객과 다른 이상 행동이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성씨도 택시기사 증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성씨는 택시기사들이 한결같이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범행이 일어난 지난해 12월 3일 택시를 타고서 얼마 안 가 술에 취해 오줌이 마렵다며 애걸복걸해 택시가 한밭대교 근처에서 정차했다”며 “차에서 내리며 술에 취해 (바지에) 쌀 뻔했다고 말했고 볼일 보는 것도 기사가 봤다”고 밝혔다.

성씨는 택시기사 증언과 관련해 줄곧 택시 블랙박스 설치 유무와 녹음 여부를 확인하며 “당시 나눈 대화를 분석하면 (자신의) 당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박스 증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특히 성씨는 자신의 보복살해에 대해서 김씨가 자신을 음해하는 배후라고 지목했다.

성씨는 “김씨는 내가 대형할인점에서 우연히 만난 A씨를 협박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이 아닌 만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건달인 김씨가 A씨에게 자신을 신고하게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의 증언을 증거로 채택한 뒤 검찰의 빠진 수사기록을 추가로 제출받기로 하고 29일 오전 11시 10분 4차 공판을 속개하기로 했다.

eruc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