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대대적 수술이 필요한 충청권 정·관협의회

배신과 협공, 불참과 이별, 호통과 과거사 거론까지…한 편의 정치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13일 있었던 ‘충청권현안해결 등 공조를 위한 시·도당위원장 시·도지사 협의회’의 모습이다.
지금 충청권에는 과학벨트 문제를 비롯해 성공적인 세종시 건설과 내포신도시. 대전원도심문제, 유류피해보상, 청주공항 활성화, 수도권 규제완화 대응 등 지역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지자체 그리고 시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자는 취지의 ‘민·관·정협의회’의 첫 발걸음이 될 이날 모임에 거는 지역민들의 기대는 그만큼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회의로 마무리됐다.
일시적이 아닌 상시적 모임으로 가자는 취지아래 한 쪽은 “구체적인 모임시기가 합의됐다”고 했지만 다른 한 쪽은 “합의가 아니라 얘기를 들은 것”이라며 발을 뺐다.
12명이 모이기로 한 자리에는 8명만이 참석하고 대리출석을 부탁했고 실제 이들은 거의 말이 없었다. 그나마 주인은 ‘많은 사람들이 모인자리에 가야 한다’며 중간에 자리를 떴다.
한 쪽에서는 “자기들끼리 합의하면 나머지는 있을 이유가 뭐냐”며 호통을 쳤고, 또 다른 누구는 “그동안 예산 따 달라고 쫒아다니더니 이제 와서…”라며 아픈 과거를 들췄다.
거기에 향후 모임은 ‘민·관·정 협의체’에서 ‘민’이 빠진 ‘정·관’만의 모임이 될 위기에 처했다.
결국 한 시간의 모임이 끝난 뒤에는 참석한 모 정치인의 발언만이 귀에 남았다.
“사실 시·도간에도 협력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 양당간에는 더 깊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신뢰가 없으면 정략적으로 흐르고 만다.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거나 책임을 미루면 어려워진다. 탈정치적인 개념으로 가야한다.”
아무래도 충청권 민관정 협의회는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해 보인다.
jinyl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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