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사재기 근절 위해 검찰 수사해야"

대형서점 판매 자료 제출 및 관련 법 개정 촉구

황석영 작가가 23일 오전 서울 삼청로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출판계에 만연한 사재기 행태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 작가는 기자회견에서

등단 50주년 기념 소설인 '여울물 소리'에 대한 사재기 의혹을 받은 작가 황석영(70)이 출판계에 만연한 사재기 행태를 뿌리뽑기 위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씨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재기 행태 근절을 위해 검찰이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수사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황씨는 사재기에 대한 검찰 수사 외에도 대형서점들에 지난 5년간의 베스트셀러 도서 판매자료를 '출판물 불법유통 신고센터'에 제공할 것을 주장했다.

또 국회에 사재기 행태를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법 개정을 촉구했다. 사재기가 적발돼도 처벌이 과태료 수준으로 미미해 규제력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행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사재기가 적발된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한국작가회의와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부회장, 김형태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 윤천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황씨는 "지난 7일 SBS '현장21'에서 제기한 출판사 자음과모음 의혹 보도로 작가로서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며 "불행하게도 인터넷 포털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치욕스러운 '사재기'라는 말이 동시에 뜰 정도로 '여울물 소리'가 출판시장을 어지럽힌 도서로 전 국민에게 각인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50년간 출판 시장을 유일한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전업 작가로서 개인의 불명예로 그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출판 시장의 정화를 위해 잘못이 있는 곳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현행법을 개정하기 위한 청원 운동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사재기 대행업체까지 성행할 수 있는 것은 대형 인터넷 서점도 이러한 사기행위를 은닉 방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명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일부 출판사들의 서점을 통한 도서 기증과 정가의 절반도 안 되는 할인 판매, 끼워 팔기, 과도한 경품 증정 등도 공개적 사재기에 해당한다며 도서정가제의 도입을 강조했다.

앞서 자음과모음은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를 비롯해 작가 김연수(43)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백영옥(39)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등을 사재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출판사 대표는 사퇴와 사옥 매각 입장을 밝혔다. 해당 작가들은 모두 출판사 측의 사재기 사실을 몰랐으며 해당 도서를 절판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에 대해 황씨는 "출판사가 아무런 공개 사과도 없고 작가에게 불명예를 떠안긴 채 아직까지도 직접적인 해명 없이 뒷전에서 부인만 하고 있다"며 "작가와 독자에게 깊이 사과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태 규명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황씨는 자음과모음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girin@news1.kr